8000명 사망·실종 참사 겪더니…히말라야 호수 물 빼는 네팔

  • 고위험 빙하호수 4곳 대상…배수로·수문 설치해 범람 위험 줄여

  • 2033년 완공 목표·사업비 약 415억원…인도 하류 지역도 보호

네팔 누와코트 지역 주민들이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휩쓸려간 마을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네팔 누와코트 지역 주민들이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휩쓸려간 마을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지난 8월 대홍수로 막대한 인명 피해를 겪은 네팔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호수 4곳의 수위를 낮추는 사업에 착수했다.

21일 인도 매체 바스카르 잉글리시에 따르면 네팔 정부는 최근 마낭 지역의 툴라기 호수, 산쿠와사바 지역의 로워 바룬·혼구-2 호수, 솔루쿰부 지역의 룸딩 호수 등 4곳을 수위 저감 사업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들 호수는 해발 4050~5483m 고지대에 있다. 빙하가 녹아 수위가 높아지거나 호수를 가로막은 천연 방벽이 무너지면 대규모 홍수가 일어날 위험이 큰 곳이다. 네팔 정부는 빙하호수 붕괴 시 예상되는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사업 대상을 선정했다. 혼구-2 호수의 수위는 1m, 나머지 3개 호수는 각각 3m씩 낮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호수 물을 빼내는 수로와 유량을 조절하는 수문을 설치하고, 공사 과정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기술적 대책도 마련한다. 네팔은 앞서 에베레스트 지역의 임자 호수 수위를 3.4m 낮추는 등 비슷한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대상 호수 4곳 가운데 로워 바룬·룸딩·혼구-2 호수는 코시강, 툴라기 호수는 간다키강 유역에 속한다. 두 강은 인도 북동부 비하르주로 흘러들어, 이번 사업은 네팔뿐 아니라 인도 하류 지역의 마을과 농경지, 도로 등을 홍수로부터 보호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고지대의 혹독한 기후로 매년 5~6개월은 공사가 어려워, 사업 완료 목표는 2033년으로 잡았다. 총사업비는 약 47억4000만 네팔루피(약 415억원)로, 유엔 산하 녹색기후기금(GCF)과 네팔 정부 등이 부담한다. 
 
네팔 홍수 피해지역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네팔 홍수 피해지역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네팔에서는 지난 8월 26일 중국 접경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빙하호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다. 당시 빙하 붕괴로 촉발된 홍수로 양국에서 8000명 넘게 숨지거나 실종됐으며, 네팔에서만 건물 7000여채가 파손되고 주민 3만2000여명이 집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홍수의 원인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히말라야 빙하의 융해 가능성이 제기됐다. 빙하가 녹으면서 형성된 호수의 물이 갑자기 쏟아지는 '빙하호수 붕괴 홍수'(GLOF)는 히말라야 산악지대의 주요 재해 위험 중 하나로 꼽힌다. 유엔개발계획(UNDP)과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가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와 네팔, 중국의 빙하호수 가운데 47곳이 붕괴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국가별로는 중국 25곳, 네팔 21곳, 인도 1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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