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홍수·산사태 빈발 속 굴착기 2대로 악전고투...강 메워 가며 장비 투입(네팔 참사 50일)

  • 주변 도로 모두 유실…침수된 지하발전소 물 빼기도 힘든 상황

  • 한국서 보낸 일손과 장비는 한국인 실종자 수색에 쓰이지 못해

  • "현지 인력도 접근 어려워...장비 확보해도 접근 힘들다"

지난 9월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의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대홍수 현장에서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의 윤주석 2진 구호대장왼쪽과 대원이 무인기드론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9월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의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대홍수 현장에서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의 윤주석 2진 구호대장(왼쪽)과 대원이 무인기(드론)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네팔 대홍수로 실종된 한국인 노동자 9명의 생사가 50일 넘게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사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소형 굴착기 2대에 의존한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 굴착기를 추가로 들여오려 해도 도로가 통째로 유실돼 강에 흙을 쌓아 장비가 건널 길부터 만들어야 하는 실정이다. 네팔 당국이 수색·구조에서 수색·재건으로 대응 단계를 전환하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실종자를 찾기 위한 접근로 확보조차 난항을 겪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사고 현장인 어퍼트리슐리-1(UT-1) 수력발전소 메인 캠프에서는 1.2t 1대, 2.3t 1대 등 소형 굴착기 2대로 토사를 파내고 있다. 굴착기 3대를 추가 투입하기 위해 발전소 쪽에서 강에 흙을 쌓는 도하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반입 시점은 유동적이다. 침수된 지하발전소의 물을 빼내는 데 동원된 장비도 펌프 5대와 디젤발전기 1대에 불과하다.

홍수가 휩쓸고 간 현장에서 토사를 걷어내고 물을 빼야 하지만 이를 수행할 장비부터 충분히 들여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변 도로가 유실돼 육로 운송이 막혔고 대형 굴착기는 헬기로 옮기기도 어렵다. 추가 장비를 확보하더라도 강을 건널 통로가 마련되지 않으면 수색 현장에 투입할 수 없는 구조다.

계속되는 비는 장비 반입과 현장 작업을 동시에 가로막고 있다. 통상 9월이면 끝나는 우기가 길어지면서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작업에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달 중 굴착기를 추가 반입할 계획이지만 기상과 도하 작업 상황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어 장비 확충을 통한 수색 확대도 기약하기 어렵다.

국내 기업의 장비 지원도 한국인 실종자 수색 현장의 부족한 일손과 장비를 직접 메우지는 못하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9월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홍수 피해 지역에 중형 굴착기 20대와 담요, 식기, 위생용품, 방수포 등 구호물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장비는 현지 적십자사나 지방자치단체가 필요로 하는 곳에 배치돼 한국인 실종자 수색보다는 지역 전반의 피해 복구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UT-1 현장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해 안드리츠와 중국 업체, 현지 협력사 등이 함께 작업하고 있다. 그러나 실종자를 찾기 위해 토사를 파내는 작업과 장비를 들여오기 위한 길을 만드는 작업, 침수된 시설의 물을 빼내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사고 발생이 50일 넘게 지나도 수색에 필요한 기반부터 복구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홍수가 물길 주변을 덮친 정도가 아니라 주변 도로까지 전부 쓸고 지나간 상황"이라며 "현지에 있는 인력조차 접근하기 어렵고 장비도 확보하는 대로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비는 계속 확보하고 있지만 비가 이어지고 있어 작업이 쉽지 않아 씁쓸하고 암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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