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분기 순이익은 6개 분기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4분기 매출 전망도 시장 예상을 웃돌며 AI 반도체 호황 지속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미국 CNBC에 따르면 TSMC는 15일(현지시간) 3분기 순이익이 7631억 대만달러(약 31조61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68.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직전 분기 순이익(7065억 대만달러)과 비교해도 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4943억 대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1조4700억 대만달러와 7463억4000만 대만달러를 각각 웃돈 것이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58.7%로 회사가 제시한 전망치 상단인 58%를 넘어섰다. AI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TSMC가 가격 결정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CNBC는 분석했다.
특히 첨단 반도체 공정의 매출 비중이 확대됐다. 3나노미터(nm) 공정 매출 비중이 33%로 가장 컸고, 5나노미터와 7나노미터 공정이 뒤를 이었다.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가 TSMC의 실적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TSMC는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해 생산능력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사상 최대인 6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는 생산시설과 장비 확충에 투입하는 자금으로, 반도체 기업의 수요 전망과 생산능력 확대 계획을 가늠하는 지표다.
시장은 내년 설비투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TSMC의 2027년 설비투자를 850억 달러, UBS는 900억 달러로 예상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평균 전망치인 75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날 발표된 향후 실적 전망도 시장 기대를 넘어섰다. TSMC는 올해 4분기 매출이 최대 543억 달러(약 72조9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대로라면 올해 전체 연간 매출은 전년보다 약 4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반도체 수요가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전망은 AI 관련 기업들의 투자 수익성과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됐다. 최근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만큼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고객사인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도 이러한 우려 속에 주가와 채권 가격이 급락했다.
TSMC 실적은 글로벌 AI 수요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엔비디아와 AMD, 구글 모회사 알파벳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자체 설계한 최첨단 반도체를 실제 제품으로 생산하기 위해 TSMC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TSMC의 실적과 투자 계획은 AI 산업의 성장세가 실제 반도체 수요로 얼마나 이어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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