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종 외교 지양"…韓, DMZ 폭발 논란 속 북미대화 '페이스메이커' 시험대

  • 내달 APEC 정상회의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보 협력 난항으로 불거진 한미 갈등설과 함께 DMZ(비무장지대) 지뢰 폭발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나 남북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외교의 핵심은 국익에 있다며 굴종·사대적 태도는 지양하는 실용 외교를 펼치겠다고 재차 언급했다. 북미 대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 속 이 대통령이 천명한 외교 원칙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해당 발언은 최근 촉발된 한미 갈등설이 불거진 뒤 나왔다. 앞서 국정원이 지난 6월 미국에서 열린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을 위한 한미일 협의체 회의에서 제외됐고,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도 백악관 소통에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정치권과 외교가 일각에서는 한미 갈등설이 확산하자 한국이 북미 대화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피스메이커' 역할을 맡을 경우 '페이스메이커'로 뛰겠다며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대화를 향한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 흥미롭지 않겠나. 나는 그와 잘 지낸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특히 내달 18일부터 이틀간 중국 선전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기에 깜짝 북미 대화 성사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대통령은 내달 북미 대화가 성사될 경우를 대비해 미국·북한과의 관계를 모두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외교'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MDL(군사분계선) 이남에 설치된 지뢰 폭발과 관련해서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외교부는 차지훈 주유엔대사가 총회에서 문제를 제기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거나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한 독자 제재 등 후속 조치를 검토 중이다.

반면 통일부는 이번 사태를 사건이 아닌 사고라고 규정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유엔사와 남북이 인식하는 MDL이 일치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나온 것이라며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내 한미 공조 및 북한 도발에 대한 상응 조치를 강조한 '동맹파'로 분류되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남북 관계의 자율성과 대화·긴장 완화를 중시하는 '자주파' 정 장관이 각기 다른 대응을 펼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두고 정부의 일관된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외교·안보 라인 쇄신론이 지적되기도 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동맹파와 자주파의 균형과 견제를 고려한 '신의 한 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불거진 미국의 정보 공유 제한과 북한과 얽힌 DMZ 지뢰 폭발 사고 대응이 북미 대화의 변수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이 평소 강조한 실용외교를 통해 현안을 풀어야만 북미 대화의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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