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는 순서, 혈당에 중요하다더니…새 연구가 밝혀낸 사실

  • 日 교토대 연구진, 생쥐 실험서 초기 혈당 상승 완화 확인

  • 호르몬·미주신경 작용 규명…인체 적용은 추가 연구 필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점심시간 학생들이 급식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점심시간 학생들이 급식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전 올리브유와 같은 지방을 먼저 먹으면 식후 초기 혈당 상승을 완화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섭취하는 영양소가 같더라도 먹는 순서에 따라 혈당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교토대와 기후대, 나고야대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진은 생쥐를 대상으로 올리브유 섭취 순서가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지난 8일 국제학술지 다이아비티스(Diabetes)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밤새 금식한 생쥐를 세 집단으로 나눠 올리브유와 포도당을 서로 다른 순서로 투여했다.

첫 번째 집단에는 물을 먹인 뒤 포도당을 투여했다. 두 번째 집단에는 올리브유를 먼저 투여하고 15분 뒤 포도당을 먹였다. 세 번째 집단에는 포도당을 먼저 투여하고 15분 뒤 올리브유를 먹였다. 올리브유 투여량은 생쥐 체중 1㎏당 5㎖였다.

그 결과 올리브유를 포도당보다 먼저 투여한 생쥐는 다른 집단보다 초기 혈당 상승 폭이 작았다. 특히 포도당 투여 15분과 30분 뒤 혈당이 낮았으며, 투여 후 60분까지의 혈당곡선하면적(AUC)도 감소했다.

120분까지의 전체 혈당 반응에는 차이가 없었다. 올리브유를 먼저 섭취한 효과가 주로 초기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완화하는 데 나타났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과 위 배출 속도를 분석했다.

올리브유를 먼저 투여한 생쥐에서는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느려졌다. 이와 함께 글루카곤, 위 억제 폴리펩타이드(GIP),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등의 초기 분비가 증가했다.

위 배출 속도가 느려지면서 포도당이 소장에 도달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초기 혈당 상승이 완화된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특히 글루카곤과 GLP-1의 역할이 주목됐다. 일반적으로 글루카곤은 혈당을 높이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GLP-1과 함께 작용하면서 위 배출을 늦추고 초기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글루카곤이나 GLP-1의 신호를 각각 차단했을 때는 올리브유를 먼저 투여한 효과가 대체로 유지됐다. 반면 두 호르몬의 작용을 동시에 차단하자 혈당 상승 억제 효과가 약해졌고 위 배출을 늦추는 효과도 사라졌다.

추가 유전자 변형 생쥐 실험에서도 두 호르몬의 신호 전달 경로가 서로 기능을 보완한다는 해석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왔다.

뇌와 소화기관을 연결하는 미주신경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이 생쥐의 횡격막 아래 미주신경을 양쪽 모두 결찰하자 혈당 상승 억제 효과와 위 배출 지연 효과가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당뇨병이 있는 생쥐에서도 관찰됐다. 연구진은 제2형 당뇨병 모델인 NSY 생쥐와 인슐린 분비 능력을 크게 떨어뜨린 STZ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반복했으며, 두 집단 모두에서 초기 혈당 상승이 완화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올리브유 이외의 지방에서도 유사한 반응이 나타났다. 아마씨유와 돼지기름을 먼저 투여한 생쥐에서는 초기 혈당 상승 완화와 위 배출 지연 효과가 확인됐다. 코코넛오일을 투여한 경우에도 위 배출이 느려졌으며 초기 혈당 상승이 완화되는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식사 순서에 따라 혈당 반응이 달라지는 생리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선 사람 대상 연구에서도 채소나 단백질, 지방을 탄수화물보다 먼저 섭취하면 식후 혈당 상승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현상에 관여하는 호르몬과 신경계의 작용을 동물실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 책임자인 교토대 야베 다이스케 교수는 일상생활에서 지속할 수 있는 식이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정 식품을 무조건 제한하기보다 섭취 순서를 조절하는 방식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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