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지방정부가 재정 충격에 대비해 쌓아둔 재정안정화계정 잔액이 3년 새 절반 이하로 줄었다. 반면 국고보조사업에 투입해야 하는 지방비는 늘면서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
8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비수도권 14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지자체의 재정안정화계정 잔액은 2022년 말 7546억원에서 2025년 말 3467억원으로 4079억원(54.1%) 감소했다.
재정안정화계정은 세입이나 결산상 잉여금 등을 적립해 경기침체에 따른 재정 충격과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비하는 재원이다. 지방채 원리금 상환 등에도 활용한다.
지역별로는 충남의 잔액이 301억원에서 15억원으로 94.9% 줄어 감소 폭이 컸다. 전남은 809억원에서 111억원으로 86.3%, 전북은 27억원에서 4억원으로 84.4% 감소했다. 충북도 92억원에서 28억원으로 69.3% 줄었다.
지방정부의 자체 완충재원이 줄어드는 사이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지방비 부담은 증가했다. 국고보조사업 대응지방비는 중앙정부의 보조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지방정부가 함께 부담하는 이른바 '매칭 비용'이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대응지방비는 2022년 36조4000억원에서 2026년 44조9000억원으로 8조5000억원(23.4%)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약 5%다. 분야별로는 교육이 1조4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으로, 사회복지가 18조2000억원에서 20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내년도 지방교부세 배분 구조 변화도 변수다.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미래대응기금 도입에 따른 산식 변경으로 내년 정률분 지방교부세는 기존 산식을 적용했을 때보다 30조5000억원 적게 편성됐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이 지방교부세의 변동성을 줄이고 재정 여건이 악화했을 때 지방을 지원하는 장치라는 입장이다. 다만 지방의 자체 완충재원이 감소한 상황에서 중앙정부가 기금을 통한 지원 규모와 시기를 결정하는 구조가 강화되면 지방의 위기 대응이 중앙정부 판단에 더욱 의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의원은 "비수도권 지방정부의 재정안정화계정 잔액 급감은 자체적인 재정 충격 대응 여력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미래기금을 통한 중앙정부의 사후 지원에 앞서 지방정부가 스스로 위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일반재원과 재정 완충 여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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