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주택난 속 내달 29일 조기 총선...궁지 몰린 산체스 총리 '도박' 

  • 부인 및 측근 부패 의혹 수사

  • 세입자 보호 대책 법안 무산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사진연합뉴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사진=연합뉴스]
스페인에서 주거난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면서 다음 달 29일(현지시간) 조기 총선이 치러진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TV 연설에 나서 "국민의 지지를 새로이 해야 한다"며 조기 총선을 발표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보도했다.

중도좌파 사회노동당(PSOE) 정부를 이끌어온 산체스 총리는 "의회에서 훨씬 큰 진보적 다수를 이뤄야 한다"며 "그래야 기득권층의 이익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적 진전을 이루며 스페인을 계속 변화시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뒤처지는 가운데 조기 총선은 산체스 총리에게 위험이 큰 도박이며, 실각 시 유럽에 남은 몇 안 되는 좌파 성향 정부의 끝을 의미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짚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유럽연합(EU) 4번째 경제 규모의 국가에 보수 성향 제1야당 국민당(PP)과 극우 복스당의 연립 정부가 들어설 길을 열게 된다고 지적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이 종합한 여론조사 추세에 따르면 지난 달 26일 기준으로 정당별 지지율은 국민당이 34%, 사회당이 26%, 복스당이 18%다. 사회당과 연립 정부를 이루는 좌파 연합 수마르가 5%로 뒤를 따른다.

산체스 총리는 유럽에서 반이민 극우가 득세하는 가운데 비교적 관대한 이민 정책을 펼치고 적극적으로 반전 목소리를 내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서는 등 대표적 좌파 지도자로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부인을 비롯한 측근들이 부패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으며, 유럽 내 비교적 관대한 이민 정책을 펼치면서 보수 야권의 비판을 받았다. 지난 7월 북아프리카 자치도시 세우타로 대규모 이주민이 밀려 들어오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이탈리아 등 이민에 강경한 유럽연합(EU) 회원국과도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최근에는 87세 노인이 자택에서 강제 퇴거당한 일로 고질적인 주거난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산체스 정부는 급하게 주택난 해결을 위한 세입자 보호 대책을 마련했으나 야권 반대로 법안이 무산됐다.

한편 산체스 총리는 2018년 총리에 취임했다. 다음 총선은 내년 여름에 치러질 예정이었다.

산체스 총리는 "사회적 다수의 일부가 오늘날 불만인 것을 알고 있다"며 "(스페인이) 개방성과 사회 정의, 환경적 책임의 보루로 남도록"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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