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를 앞두고 방산·조선·석유화학·정유 등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확대와 방산사업 수주 비리 의혹을 비롯해 노사 갈등과 중대재해, 가격 담합 등 업종별 현안이 국감 쟁점으로 떠오르면서다.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증인 신청이 잇따르는 가운데 국감 직전까지 추가 증인 채택 가능성도 열려 있어 관련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28일 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 국방위원회는 국정감사 일반증인 신청 명단에 김동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석부회장과 김종출 KAI 사장, 신익현 LIG 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D&A) 사장 등을 포함했다.
김 수석부회장은 한화의 KAI 지분 확대 및 경영 참여와 관련해 국방부 감사와 방위사업청 감사, 종합감사 등에 출석을 요구받았다. 한화그룹은 지난 8월 KAI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2대 주주에 올랐다. 한화는 항공엔진·방산 전자장비에 완제기 체계종합 역량을 더하려는 구상이지만, 일각에서는 경영 참여에 따른 시장 경쟁 약화와 이해 상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감에서는 한화의 투자 목적과 KAI의 독립성, 방산업계 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신익현 사장의 증인 신청은 LIG D&A 임원의 방산사업 수주 관련 뇌물공여 혐의에서 비롯됐다. 검찰 수사와 재판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가려져야 하는 만큼 국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후장대 업계도 긴장감이 높다. 노동과 중대재해, 담합 의혹 등 업종별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국감 직전까지 추가 증인 채택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다.
조선업계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이어진 데다 원·하청 교섭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사업장 사망자가 5명으로 늘면서 중대재해 예방 대책과 경영진의 안전관리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최근 불거진 대규모 가격 담합 의혹이 최대 변수다. 검찰은 LG화학과 한화솔루션, OCI 등 7개 업체가 PVC와 가소제, 가성소다 등 8개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을 사전에 협의한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다. 수사가 실무진을 넘어 전·현직 경영진으로 확대된 만큼 국감에서도 담합 의혹과 경영진의 관리 책임 등이 도마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유업계도 가격 담합 문제로 국감 사정권에 들었다. 김종화 SK에너지 대표와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안종범 에쓰오일 대표,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 등 정유 4사 CEO가 유류 가격 담합 의혹 등을 이유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 증인으로 신청됐다. 국제유가 변동과 국내 기름값, 최고가격제에 따른 손실보전 문제까지 맞물려 있어 올해 국감에서 정유업계의 가격 정책과 역할을 둘러싼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철강업계는 상대적으로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중대재해와 산업안전 문제가 해마다 국감의 단골 이슈로 다뤄졌지만, 올해 산자위에서는 철강업계 CEO를 증인으로 부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굵직한 현안에 국감 관심이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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