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소송 10건 중 7건은 10대 로펌 行…공정위 퇴직자, 10년간 86명 이직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제재와 관련해 제기된 소송 10건 중 7건 이상을 국내 10대 로펌이 수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최근 10년간 공정위에서 이들 로펌으로 이직한 퇴직자는 86명에 달했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공정위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1월부터 올해 7월 10일까지 제기된 담합 관련 소송은 총 263건이다. 이 가운데 김앤장·태평양·세종 등 10대 로펌이 수임한 소송은 191건(중복 제외)으로 전체의 72.6%를 차지했다.

로펌별로는 김앤장이 32건으로 가장 많았다. 화우가 30건, 태평양 29건, 세종 25건, 광장과 바른이 각각 18건을 수임했고 율촌 16건, 지평 14건, 대륙아주와 YK가 각각 7건으로 뒤를 이었다.

공정위 출신 인력의 대형 로펌 이동도 이어졌다. 한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공정위에서 10대 로펌으로 이직한 인원은 모두 86명이다. 김앤장으로 옮긴 인원이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태평양 13명, 율촌 11명, 화우 10명, 광장과 세종 각각 8명 등의 순이다. 담합 소송 수임 건수 상위 3곳인 김앤장·화우·태평양으로 옮긴 공정위 출신은 44명이다.

이직 전후 보수 차이도 컸다. 김앤장으로 이직한 공정위 퇴직자 21명의 월평균 보수월액은 이직 전 825만910원에서 이직 후 3058만6146원으로 3.7배 수준이 됐다. 화우는 673만1870원에서 2154만3496원으로 3.2배, 태평양은 620만7673원에서 1822만5755원으로 2.9배 수준으로 각각 높아졌다.

공정위 퇴직자의 로펌 이직 자체가 곧바로 현행법 위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직자윤리법은 취업심사 대상자가 퇴직 후 3년 동안 퇴직 전 5년간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취업심사대상기관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지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확인이나 취업승인을 받은 경우 취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공정위 퇴직자의 로펌 재취업은 재직 중 쌓은 사건 처리 노하우와 내부 사정과 관련한 이해, 재직자와의 인적 관계가 기업의 조사나 제재 대응에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담합 제재 관련 소송을 대거 수임하는 로펌으로 공정위 퇴직자가 이직하는 만큼 취업 심사와 이직 후 업무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창민 의원은 "담합으로 제재받은 기업의 소송을 대형 로펌이 집중적으로 수임하고 그 로펌에 공정위 퇴직자들이 이직해 높은 보수를 받고 있다"며 "퇴직자의 취업심사와 업무취급 제한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공정위는 담합 소송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국정감사에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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