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가전 브랜드 각축장인 북미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삼성전자·LG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인공지능(AI) 홈 시장이 개화하기 전에 품질 경쟁에서 먼저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고객만족도지수(ACSI)가 최근 발표한 '2026 가전·전자제품 연구'에서 하이센스는 TV 만족도 81점으로 삼성전자·비지오와 공동 1위에 등극했다. 생활가전에서는 GE·하이얼·핫포인트 등 브랜드를 거느린 하이얼그룹이 82점으로 단독 1위에 올랐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각각 80점이었다.
중국 브랜드의 약진이 가격 경쟁력 때문만은 아니다. TV 평가에서 화질 만족도는 86점으로 가장 높았고 초기 설치와 리모컨 사용 편의성은 각각 85점, 내구성과 연결성은 84점을 기록했다. ACSI도 미니 LED 등 고급 디스플레이 기술이 낮은 가격대로 확산되면서 프리미엄 업체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업체 간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생활가전에서도 기본 성능이 만족도를 갈랐다. 하이얼그룹은 레인지·오븐, 세탁기, 전자레인지, 냉장고 등 6개 품목 가운데 4개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 항목에서는 내구성과 디자인 만족도가 각각 84점으로 높았다. 가격뿐 아니라 실제 사용 과정에서 체감하는 성능과 편의성에서도 중국 브랜드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전에 탑재된 첨단 기능은 아직 소비자들에게 광범위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생활가전의 블루투스·와이파이 연결 품질은 77점에 그쳤고 모바일 앱 신뢰도도 전년보다 떨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 홈과 연결 생태계를 차별화 축으로 내세우지만 소비자는 화질과 내구성 등 기본 성능부터 가격, 사후서비스, 디지털 사용 경험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업체들이 해외 판매망을 넓히고 현지 생산과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는 배경이다. 특히 북미 소비자 평가에서 나타나듯 '가성비 중국산'에서 품질까지 따져 선택하는 브랜드로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에 품질까지 더해지면서 예전처럼 '싼 제품'으로만 볼 수 없는 단계가 됐다"며 "삼성과 LG가 AI와 스마트홈을 앞세우고 있지만 결국 소비자가 느끼는 차별화 포인트를 충족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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