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내부에서 활용되는 AI 에이전트 수는 1000개를 넘어섰다. 임직원들이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인 ‘IBK GenAI(제니)’ 안에서 업무별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고 활용한 결과다.
제니는 내규와 업무매뉴얼 등 행내 주요 업무지식 12만건을 학습한 생성형 AI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기존 챗봇과 달리 목표가 주어지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도구를 활용해 여러 단계의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출입 기업의 신용장 개설 과정을 돕거나 퇴직연금 상황별 업무처리를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식이다.
업무 숙련도가 낮은 직원에게는 일종의 ‘AI 선배’ 역할도 한다. 신입 직원도 제니를 통해 12만건에 달하는 행내 지식과 업무 절차를 즉시 검색할 수 있어 상담과 내부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반복적인 서류 확인이나 업무 매뉴얼 검색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여 영업점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핵심은 여신심사다. 기업은행은 전체 대출에서 중소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83%에 달한다. 최근 중소기업 연체율이 1%대로 올라서면서 지원 대상을 선별하는 심사 역량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AI를 활용해 재무 실적뿐 아니라 기술력, 고용, 연구개발(R&D) 투자 등 비재무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혁신 기술기업을 가려내고 있다.
이는 기업은행이 추진하는 생산적금융 전략과도 맞물린다. 담보나 과거 실적만으로는 평가하기 어려운 기술기업을 AI 기반으로 분석해 자금을 공급하면 혁신기업 지원과 건전성 관리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이를 통해 첨단산업과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의 정확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거래 중소기업에 대해 AI 전환도 지원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자금과 인력이 부족해 자동화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4주간 인공지능 전환(AX)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 내부 업무 혁신에 그치지 않고 거래 기업의 생산성 향상까지 돕겠다는 취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반복 업무를 줄이고 심사 정확도를 높이는 AI 활용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특히 기업금융에서는 AI를 활용한 심사 역량이 곧 생산적금융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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