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일본 최고 명문대 입시의 정상에 올랐다. 오픈AI의 최신 모델이 2026학년도 도쿄대학교 입학시험 문제를 풀어 실제 수험생 최고점을 넘어서는 점수를 기록했고, 교토대학교 시험에서도 수석 합격 수준의 성적을 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현지 평가기관과 입시 전문기관이 공동 채점한 결과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합격선에 미치지 못했던 AI가 이제 최상위권 인간 수험생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충격은 작지 않다.
숫자만 보면 단순한 기술 뉴스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본질은 다르다. 입시는 한 사회가 무엇을 우수성으로 인정하는지 보여주는 제도다. 가장 어려운 시험으로 꼽히는 도쿄대 입시에서 AI가 인간을 앞질렀다면, 이는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인간의 지식 평가 방식 자체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뜻한다.
이번 결과에서 특히 주목할 대목은 수학 만점이다. 논리 추론과 계산, 패턴 인식에서 AI가 이미 인간 최고 수준에 도달했거나 일부 영역에서는 앞섰다는 의미다. 반면 세계사 서술형이나 복합적 의미 해석 문제에서는 여전히 약점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함께 나왔다. AI가 모든 영역에서 인간을 완전히 대체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정답이 존재하는 시험 체계에서는 압도적 경쟁력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교육도 이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여전히 암기와 문제풀이 속도, 정답 찾기에 매달리는 입시 구조를 유지한다면 학생들은 AI와 경쟁하는 낡은 전장에 내몰릴 뿐이다. 이미 기계가 더 빨리, 더 정확하게 풀 수 있는 문제를 인간에게 반복시키는 교육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수능과 내신, 각종 선발시험이 무엇을 측정하는지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앞으로 인간에게 더 중요한 능력은 정답 생산이 아니다. 질문을 설계하는 힘, 여러 정보를 엮어 판단하는 힘, 윤리적 책임을 지는 힘, 타인과 협력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힘이다. AI가 답을 낼 수 있어도,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결정하는 주체는 여전히 인간이다. 기술 시대 교육의 중심축도 그 지점으로 이동해야 한다.
대학 역시 변해야 한다. 학생 선발에서 문제풀이 능력만 따지는 방식은 빠르게 낡아질 수밖에 없다. 창의적 프로젝트 수행 능력, 토론과 글쓰기, 실제 사회문제 해결 경험, 전공 간 융합 역량을 더 비중 있게 평가해야 한다. 기업 채용도 마찬가지다. 토익 점수와 자격증 숫자보다 AI를 활용해 어떤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오고 있다.
물론 AI 성적표 하나에 과도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 기술은 도구이며,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는 결국 사람의 몫이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있다. 인간이 시험 문제를 푸는 시대에서, 인간이 AI와 함께 문제를 정의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도쿄대 수석 합격 AI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은 “기계를 이길 학생을 키울 것인가”, “기계와 함께 미래를 만들 사람을 키울 것인가”이다. 교육정책과 대학, 학부모, 산업계가 이제 답해야 한다. 늦을수록 대가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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