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최근 몇 달간 강성 지지층 결집에만 매달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 문제,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둘러싼 선택, 그리고 이를 둘러싼 내부 갈등은 당의 에너지를 소진시켰다. 그 과정에서 중도층이 기대했던 최소한의 메시지, 즉 ‘왜 이 당이 다시 필요하며 무엇을 바꾸겠다는 것인가’에 대한 답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정치는 선택의 예술이다. 특히 지방선거는 이념보다 생활, 진영보다 안정이 앞서는 선거다. 중도층 유권자들이 여당에 힘을 실어주겠다고 답한 이유는 민주당이 완벽해서라기보다 국민의힘이 대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분열된 모습, 책임 회피, 자기 성찰 없는 공방은 “견제할 야당”이 아니라 “불안한 야당”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반(反) 이재명’이라는 구호에 기대고 있다. 그러나 중도층은 이미 그 언어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비판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자기 책임에 대한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 계엄과 내란 논란, 보수가 배출한 권력의 실패에 대해 어떤 정치적 판단을 내렸는지조차 분명히 하지 않은 채 민생과 안정을 말하는 것은 상식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중도층의 이탈은 여론조사의 숫자로만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정당의 신뢰가 어디서 무너졌는지를 보여주는 정치적 성적표다. 국민의힘이 이 신호를 또다시 ‘일시적 현상’으로 넘긴다면, 지방선거 결과는 여론조사보다 더 냉정한 판단으로 돌아올 것이다. 기본과 원칙, 그리고 상식의 정치는 지금 바로 그 지점에서 시험대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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