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약 1년 4개월 만에 1억원 아래로 떨어지며 디지털자산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 둔화로 매수 기반이 약해진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연준)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위험자산 회피 심리까지 겹치며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0분 비트코인 가격은 8858만원까지 하락하며 1억원 선 아래로 대폭 내려갔다. 이는 전날(1억633만원) 대비 약 16.7% 급락한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밤 12시15분쯤 1억원 선이 무너진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다 9만달러 중반에서 횡보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매수 기반 약화와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기관 자금 흐름이 둔화되면서 비트코인의 매수 기반은 약해지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조사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4만6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순매수했던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들어 1만개 규모 순매도를 기록하며 수요가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와 비교해 약 5만6000개 규모의 수요 격차가 발생했고, 이는 시장의 매도 압력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장)는 “중장기 수요라고 할 수 있는 기관 자금 중 하나가 ETF인데, ETF가 기관 중심으로 운영되더라도 아직까지 자금의 상당 부분은 개인 자금”이라며 “개인 자금이 많을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거나 유동성 이슈가 발생할 경우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자산 성격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하락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비트코인은 그동안 안전자산의 성격을 지닌 ‘디지털 금’으로 평가받기도 했지만, 최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국면에서 기술주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위험자산으로서의 성격이 다시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회피 심리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디지털자산 브로커리지 기업 팔콘엑스의 글로벌 시장 공동 책임자인 조슈아 림은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이자 포트폴리오 헤지 수단으로서의 입지를 잃어가고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이 디지털자산에서 빠져나가 역사적인 급등세를 보이는 금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통화정책 전망에 따라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 교수는 “기관화가 지연되거나 금리 정책 변동이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 전반의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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