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설 | 기본·원칙·상식] 지방 근무 세금 깎아주기, 균형 발전의 '보조 수단'에 그쳐선 안 된다

정부가 지방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추가적인 소득세 감면을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 집중과 인구 감소로 흔들리는 지방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세제 혜택을 근로자에게 직접 돌리겠다는 취지다. ‘K자형 양극화’가 고착화되는 현실에서 지방 근무의 유인을 높이려는 문제의식 자체는 타당하다.

그러나 이 방안이 지역 균형 발전의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을지는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미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 제도는 감면율과 기간 면에서 상당히 후한 편이다. 청년의 경우 5년간 90% 감면을 적용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감면 폭을 조금 더 늘린다고 지방 취업과 장기 근속의 흐름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인지는 의문이다.

지방을 떠나는 이유는 단순히 ‘세금’ 때문이 아니다. 일자리의 질과 경력 전망, 교육·의료·문화 인프라, 주거와 돌봄 환경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세제 혜택은 선택의 마지막을 밀어주는 보조 요인일 수는 있어도,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 요인이 되기 어렵다. 지방 근무에 대한 실질적 매력을 만들지 못하면, 감면 정책은 단기 체류를 늘리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이 정책을 무의미하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위치다. 소득세 감면 뿐 아니라 지방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과 성장 경로를 높이는 산업 정책, 지역에서 아이를 키우고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정주 여건 개선, 광역 교통과 생활 인프라 확충이 함께 가지 않으면 세제 혜택은 공허해진다.

정부도 메가특구 조성, 행정통합, 재정 지원 등 패키지 접근을 병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방향은 옳다. 이제 관건은 일관성과 실행력이다. 지방 근무자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동시에, 기업에는 규제 완화와 투자 환경을, 지역에는 교육·의료·문화 인프라를 묶어 제공해야 한다. 사람만 유인하고 기업이 따라오지 않거나, 기업만 지원하고 삶의 조건이 뒷받침되지 않는 정책은 지속될 수 없다.
 
그래픽  노트북LM
그래픽 : 노트북LM

지역 균형 발전은 단기 성과로 평가할 수 없는 과제다. 소득세 감면이 ‘지방 살리기의 신호탄’이 되려면,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더 큰 구조 개편의 일부로 작동해야 한다. 기본과 원칙, 상식의 정책은 유인책을 과대평가하지 않고, 사람과 지역이 함께 머물 수 있는 조건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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