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방중' 英 스타머 총리 "미·중 어느 한 곳 선택할 필요 없어"

  • "시진핑 만나도 미국과의 관계 해칠 일은 없어"

  • "英은 美와 긴밀한 관계…앞으로도 그렇게 하길 원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EPA연합뉴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EPA·연합뉴스]

영국 총리로는 8년 만에 첫 중국 방문을 앞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미국과 중국 가운데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희생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모색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나는 종종 국가들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요구를 받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진행할 때도 모두가 미국과 유럽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그 선택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스타머 총리는 29일부터 31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영국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2018년 당시 테리사 메이 총리 이후 8년 만에 처음이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거나 미국과의 관계를 해칠 일은 없다고 강조하며, 두 나라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트레이드오프'(하나를 얻기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선택)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축했다. 그는 "영국은 미국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 이는 안보와 국방은 물론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두 나라와의 관계에서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을 외면하고, 그곳에 존재하는 사업 기회를 무시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의 이번 방문에서는 투자와 무역 확대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영국의 대미 교역 규모는 1410억 달러(약 204조2500억원), 대중 교역 규모는 930억 달러(약 134조7200억원)였다. 이와 관련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무역과 투자가 포함되지만, 거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라며 "다양한 범위의 현안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방중에는 영국 기업, 대학, 문화기관 지도자 약 60명이 동행할 예정이다. 스타머 총리는 대표단에 대해 "이들은 존재하는 기회를 잘 이해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국가안보를 양보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중국 방문 이후 31일 일본 방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캐나다 총리로서는 7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양국 간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 신물이 난 많은 서방 정상들이 중국을 찾아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로이터 통신은 무역과 방위 분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한 행보로 최우방인 미국과의 긴장이 커진 상황에서 영국 정부가 이번 방중을 중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중국 역시 영국 시장 접근 확대를 원하고 있으며 이는 스코틀랜드 풍력 발전 등 중국의 대영 투자에 안보 위험이 있다고 경고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추진되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라우중국연구소 소장인 케리 브라운은 AFP통신에 "스타머 총리는 지금 받고 있는 비판에 대해 그만한 대가를 얻어내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실용적인 대중 관계의 이유가 실제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영국 경제 개선이라는 핵심 목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정부가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스타머 총리는 최근 미국과의 격동적인 외교 국면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성숙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문제를 이유로 영국과 유럽 국가들에 관세를 위협했다가 이를 철회한 바 있다.

또한 스타머 총리는 지난 23일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병력이 "전선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영국 군을 치하했지만, 스타머 총리가 요구한 사과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그는 "지난주에는 여러 도전이 있었다"며 "우리는 영국식 실용주의와 상식, 그리고 우리의 원칙과 가치를 지키는 방식으로 대응했고, 그 결과 주말이 시작보다 나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타머 총리는 미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유럽의 자체적인 국방력 강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유럽은 자체 방위와 안보에서 더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유럽 군대 간 상호운용성 강화를 촉구했다.

또 주말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다며 우크라이나는 영국과 미국이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동맹국들이 미국과의 안보 보장을 강화하는 데서 올해 일정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다만 러시아와의 영토 협상은 여전히 "도전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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