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홍콩증시 데뷔한 중국 생성형 AI '쌍두마차'...수익화 시험대

  • 투자자 선택 갈린 이유…미니맥스는 B2C, 즈푸는 B2B

  • 칭화대 출신 즈푸...오픈AI도 주목한 B2B AI 대표주자 

  • 미니맥스 해외 매출 70%…글로벌 B2C 승부수

  • 기술에서 효율로…AI 경쟁의 무게중심 이동

 
즈푸 vs 미니맥스 사진아주경제DB
즈푸 vs 미니맥스 [사진=아주경제DB]

‘중국 인공지능(AI) 6대 호랑이’로 불리는 즈푸(Zhipu·智譜)와 미니맥스(MiniMax·稀宇)가 8, 9일 잇따라 홍콩증시에 입성했다. 즈푸는 중국 최초의 생성형 AI 스타트업 상장사라는 상징성을, 미니맥스는 사상 최대 규모의 생성형 AI 기업 상장이라는 기록을 각각 남겼다.

하지만 미·중 AI 패권 경쟁의 선두에 선 중국 생성형 AI 기업들로선 어떻게 기술 경쟁력을 토대로 지속가능한 수익 모델을 만들고 ‘돈 버는 기술 기업’으로 진화할 지가 주요 과제가 됐다.
 
투자자 선택 갈린 이유…미니맥스는 B2C, 즈푸는 B2B


두 AI 기업 상장을 둘러싼 시장 반응은 사뭇 달랐다. 특히 9일 상장한 미니맥스 주가는 첫날 공모가 대비 109% 급등하며 시가총액이 단숨에 1000억 홍콩달러(약 18조6650억원)를 넘어섰다. 하루 앞서 상장한 즈푸 주가가 이틀에 걸쳐 30%라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승세를 보인 것과 대비됐다. 공모주 청약 경쟁률 역시 미니맥스(1대 1848)가 즈푸(1대 1164)를 웃돌았다. 

이는 즈푸는 B2B(기업 대 기업), 미니맥스는 B2C(기업 대 소비자)라는 서로 다른 비즈니스 전략 모델을 택한 것과 관련이 있다. 기술 시장 조사회사인 옴디아의 리안 제수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니맥스의 소비자 시장 중심 전략이 고성장 기회를 찾는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반면 즈푸의 기업 및 정부 중심 모델은 과대광고에 좌우되는 시장에서는 더 안정적일 수 있지만 덜 흥미로운 것으로 인식되었다”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칭화대 출신 즈푸...오픈AI도 주목한 B2B AI 대표주자 


즈푸는 2019년 칭화대 출신 연구진이 설립한 기업으로, 범용 거대언어모델(LLM)과 멀티모달 'GLM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전형적인 B2B AI 기업이다. 지난해 '챗GPT 개발사' 미국 오픈AI가 중국 AI 경쟁 구도를 언급하며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 기업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즈푸가 지난달 공개한 새로운 AI 모델 ‘GLM-4.7’은 일부 코딩 능력 평가에서 주요 글로벌 AI 기업인 오픈AI와 앤스로픽을 앞서기도 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즈푸의 주요 고객은 정부 기관과 금융·유통·의료 기업들로, 고객관계관리(CRM), 계약서 검토, 수요 예측, 재고 최적화 등 기업 업무 자동화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기준 1만2000곳 이상의 기업·기관이 GLM 모델을 도입했고, 8000만 대 이상의 단말기에 탑재됐다. 매출의 90% 이상이 기업 고객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안정적이지만 폭발적인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해외 매출 70%…글로벌 B2C 승부수 던진 미니맥스


반면 2021년 상하이에서 설립된 미니맥스는 B2C 중심의 글로벌 전략으로 시장의 기대를 끌어올렸다.

센스타임 출신의 옌쥔제 미니맥스 창업자는 초기부터 중국 내수 시장의 낮은 요금 지불 의사와 치열한 경쟁을 한계로 판단하고 일찌감치 해외 시장을 정조준했다.

특히 AI 캐릭터 소셜 앱 ‘토키(Talkie)’와 생성형 영상 플랫폼 ‘하이뤄 AI(Hailuo AI)’는 미국·유럽·일본 등지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토키는 가상 캐릭터와의 대화·관계 형성을 전면에 내세웠고, ‘손안의 할리우드’라는 별명을 얻은 하이뤄 AI는 ‘텍스트+영상 변환+음성+음악’을 결합해 개인 창작자의 유료 사용을 이끌어냈다. 두 AI 앱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며 현재 미니맥스는 200개국 이상에서 2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한 가운데 매출의 7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중국 민간 싱크탱크인 심층과학기술연구원의 장샤오룽 원장은 현지 매체 화하시보를 통해 "즈푸는 주로 B2B 시장을 겨냥해 꾸준한 성장을 보여왔지만 성장 잠재력은 제한적인 반면, 미니맥스는 하이뤄 AI와 같은 B2C AI 앱과 거대한 해외 매출 비중을 바탕으로 세계화와 고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술에서 효율로…AI 경쟁의 무게중심 이동

물론 사업 현실은 녹록지 않다. 두 회사 모두 여전히 대규모 적자를 기록 중이다. 즈푸의 2024년 순손실은 29억6000만 위안, 미니맥스는 약 32억6000만 위안에 달했다. 모두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에서 비롯된 것이다. 즈푸의 2024년 R&D 투자액은 22억 위안으로, 같은 해 매출의 7배에 달했다. 미니맥스도 2024년 R&D 투자액이 약 13억 2200만 위안으로, 같은 기간 매출의 6배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 1~3분기에는 매출의 3배 수준으로 줄인 상태다.

매출을 훨씬 웃도는 R&D 투자는 기술 경쟁력 유지에는 필수지만, 상장 이후에는 자본시장의 감시라는 새로운 제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 산업이 이제 ‘기술 경쟁’에서 ‘효율성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본다.

판허린 공신부 정보통신경제전문위원은 중국 매체 매일경제신문에 “누가 더 빠르게 상용화 수익을 만들어 컴퓨팅 파워와 연구개발 비용을 감당하느냐가 시가총액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펑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도 “기술적 우위를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로 바꾸지 못하면 자본시장 프리미엄은 오래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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