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으면 많은 사람들이 건강검진 예약부터 챙깁니다.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며 지난 한 해의 몸 상태를 점검합니다. 그러나 이 목록에서 유독 빠져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치과입니다. 치아가 아프지 않다는 이유로, 혹은 급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납니다.
국가건강검진은 전신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제도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다만 그 구조는 혈액 검사나 영상 검사처럼 수치와 결과가 명확한 영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반면 치과 질환은 특성이 다릅니다. 충치와 잇몸병은 초기에는 통증이 거의 없고, 자각 증상도 미미합니다. 문제는 조용히 진행되지만, 발견되는 시점에는 이미 치료의 범위가 커져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구강 건강을 단순히 ‘입 안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도 이러한 간극을 키웁니다. 그러나 잇몸 염증은 당뇨 조절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만성적인 구강 세균은 심혈관 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입은 음식이 들어오는 통로이자, 염증과 세균이 전신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출발점입니다. 구강 건강은 전신 건강의 일부가 아니라, 전신 건강으로 이어지는 관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치과 검진을 미루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치료는 복잡해지고, 선택지는 줄어듭니다. 반대로 정기적인 검진은 가장 적은 개입으로 가장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치과는 ‘아플 때 가는 곳’이 아니라, 아프지 않기 위해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할 공간입니다.
2026년을 맞아 건강을 관리하겠다는 다짐을 했다면, 건강검진의 범위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숫자로 확인되는 수치만큼이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구강 건강 역시 관리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치아는 새해가 바뀐다고 다시 나지 않습니다. 대신, 관리 습관은 언제든 새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서울대학교 치의학 전문대학원 석사
보건복지부 통합치의학 전문의
현 치과의사 겸 의료 전문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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