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군의회가 전남·광주 행정통합 추진을 지지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주민 의견은 배제된 채 정치권 논리에 편승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무안군의회는 9일 본회의장에서 ‘전라남도·광주광역시 행정통합 추진 촉구’ 성명서를 채택·발표하며, 통합이 지역 소멸 위기에 대한 해법이자 서남권 공동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통합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남악신도시 주민들과의 사전 공론화나 주민 의견 수렴 절차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전남도청 신청사 이전 가능성이다. 행정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광역 행정체계 재편 과정에서 신청사가 무안이 아닌 타 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남악 지역의 부동산 가치 하락과 행정 중심지 기능 약화로 직결될 수 있는 사안이다.
남악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신청사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발생할 땅값 하락과 지역 공동화에 대한 현실적인 걱정은 외면한 채, 지역민의 민의를 대표해야 할 의원들이 정치권 흐름에 쓸려가고 있다”며 “이번 찬성 성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 남악은 전남도청 이전을 계기로 형성된 행정 중심 신도시로, 신청사 이전 여부는 단순한 행정 효율성의 문제가 아닌 지역 존립과 직결된 사안이다. 그럼에도 군의회가 구체적인 영향 분석이나 보완 대책 제시 없이 통합 찬성을 공식화한 것은 책임 있는 의사결정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군의회의 역할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 한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행정통합은 찬반 이전에 충분한 정보 공개와 주민 투표 등 민주적 절차가 선행돼야 할 중대 사안”이라며 “군의회가 주민 대표기관이 아닌 정치 선언 창구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무안군의회는 성명서에서 “통합은 무안군의 위상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광역 발전 전략 속에서 기능과 역할을 확장하는 기회”라고 주장하며, 공동 추진기구 구성과 통합 로드맵 제시, 중앙정부의 재정·제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또 “주민 공감대 형성과 농어촌 소외 방지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성명서 어디에도 무안과 남악이 감수해야 할 구체적인 손실에 대한 설명은 없다”며 “발전이라는 추상적 명분만 반복할 뿐, 현실적인 불안에 대한 답은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행정통합이라는 거대한 구조 변화의 기로에서, 무안군의회가 정치권의 속도전에 동참하는 기관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주민의 불안을 먼저 듣는 대표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회복할 것인지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