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자유·정의를 추구하는 진정자 칼럼] 지금, 방시혁과 BTS의 다음 장을 열어야 한다

  • — K-POP이 울지 않아야 하고, 법도 울어서는 안 된다

BTS는 전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이다. 그러나 BTS의 위상은 단순한 흥행 성적이나 기록의 총합이 아니다. 학벌도, 기득권도, 화려한 출발선도 없던 무명의 청년들이 오직 연습과 창작, 상호 신뢰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는 서사 자체가 하나의 문화였다. 이 서사는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출신이 아니라 방향이 미래를 만든다”는 희망이 되었고, 부모 세대에게는 교육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로 받아들여졌다. 무엇보다 BTS의 노랫말은 늘 현재의 상처를 넘어 미래를 향해 있었다.

그래서 BTS는 하나의 그룹을 넘어 K-컬처의 얼굴이 되었고, 팬덤 ‘아미(ARMY)’는 소비 집단이 아니라 가치에 공감하는 세계 시민 공동체로 성장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지금의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다. BTS가 새롭게 탈바꿈하지 않으면 지구촌의 아미들을 설득할 수 없고, 그 설득 없이는 K-컬처의 신뢰도와 K-스피리추얼리티의 깊이 또한 완성될 수 없다. 문화는 도덕적 신뢰를 잃는 순간, 속도보다 먼저 방향을 잃는다.

최근 방시혁을 둘러싼 논란은 법의 판단을 기다려야 할 사안이다. 이 글은 혐의를 단정하거나 사법 절차를 대신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문화 권력과 자본 권력이 만나는 지점에서 사회가 요구해야 할 기준과 태도를 분명히 하고자 한다.

“K-POP을 생각하면 처벌이 망설여지고, 법을 생각하면 눈을 감을 수 없다”는 식의 딜레마는 성립하지 않는다. K-POP도 울지 않아도 되고, 법도 울어서는 안 된다. 법은 누구에게나 동일해야 하며, 문화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동시에 무죄추정의 원칙은 끝까지 존중되어야 한다. 이 두 원칙을 함께 지키는 유일한 길은 시간을 끌지 않는 자발적 행동이다.

해외 문화 산업의 사례는 분명한 교훈을 준다. 디즈니는 내부 성추문과 경영 논란 이후 외부 독립 조사와 지배구조 개편을 공개적으로 진행하며 브랜드 신뢰를 회복했다. 영국 BBC 역시 조직 내부의 윤리 문제에 대해 수사와 별도로 책임 있는 경영 개혁을 단행했다. 문화가 글로벌 신뢰 자산이 될수록 법과 윤리의 기준은 낮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엄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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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트북LM]

지금 방시혁에게 요구되는 것은 경영자의 법률적 방어 기술이 아니라, 문화 리더로서의 자기 각성이다.
첫째, 수사와는 별도로 투명한 경영 개선과 내부 통제 강화를 즉각 공개하고 실행해야 한다. 선언이 아니라 일정과 지표, 외부 검증이 포함된 구체적 로드맵이어야 한다.
둘째, 지금까지 축적된 성과의 일부를 지구촌의 가장 취약한 아이들, 곧 전쟁·빈곤·재난 속에서 교육과 치유의 기회를 잃은 어린이들에게 장기적으로 환원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단발성 기부가 아니라, 독립 이사회와 공개 감사가 보장되는 재단을 통해 장학·치유·문화 접근권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이러한 선택은 면죄부가 아니다. 오히려 문화 리더가 사회에 지는 책임의 확장이다. BTS가 노래로 말해 온 희망과 존엄, 연대의 메시지를 그 생태계를 만든 리더가 삶의 선택으로 증명하는 일이다. 경영사상가 피터 드러커는 “리더십이란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용기”라고 말했다. 글로벌 아미가 지금 요구하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법적 판단은 법에 맡기되, 가치의 차원에서는 지체 없는 방향 전환을 보여 달라는 요청이다.

더 중요한 점은 이 결단이 K-컬처와 K-스피리추얼리티를 동시에 완성시키는 분기점이라는 사실이다. K-컬처가 세계적 경쟁력과 감동의 언어라면, K-스피리추얼리티는 그 문화가 지켜야 할 윤리와 깊이다. 홍익인간으로 상징되는 인간 존중의 정신, 사람을 이롭게 하고 세상을 조화롭게 하려는 가치에 기독교의 사랑, 불교의 자비, 유교의 인(仁), 도교의 자연관이 결합될 때 K-컬처는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인류 보편의 문화로 확장된다. 그리고 그 확장의 토대가 바로 K-스피리추얼리티다.

시간은 많지 않다. 세계는 빠르고, 신뢰는 속도에 반응한다. 미적거림은 침묵으로 해석되고, 침묵은 메시지를 지운다. 방시혁이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설 때, 그것은 개인의 위기 관리가 아니라 BTS의 다음 장을 여는 선언이며, K-컬처가 성숙한 윤리를 갖춘 문명 문화로 나아간다는 신호가 될 것이다.

BTS의 새 출발은 아미를 설득하고, 그 설득은 세계를 설득한다. 그리고 그 끝에서 K-컬처와 K-스피리추얼리티는 함께 완성된다. 지금이 바로 그 결단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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