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서울상공회의소가 주최한 2026년 신년인사회가 예상치 못한 정치적 장면을 연출했다. 주최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을 중심으로, 여야를 막론한 중량급 정치인들이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라는 공간에 모였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서영교·김영배 의원이, 국민의힘에서는 나경원 의원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통점은 하나였다. 이들은 주최측의 공식 초청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들 정치인은 같은 시간, 같은 장소를 선택했다. 정치에서 우연은 거의 없다. 특히 일정이 빽빽한 중진 정치인들이 ‘초청도 없는 행사’에 나란히 등장했다는 사실은, 이 자리가 단순한 연례 행사가 아니라는 점을 스스로 증명시켰다.
이날 신년인사회는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지금 서울 정치의 중력장은 어디에 있는가. 답은 명확했다. 서울시청, 그리고 오세훈이었다. 여야 잠룡들이 굳이 오 시장이 주재하는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서울 정치의 판이 여전히 현직 시장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인정한 행위로 읽힌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진영의 경계가 흐려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통상적으로 이 신년인사회 자리에는 여야 정치인들이 참석하지 안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오 시장의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강력하게 떠오른 나경원 의원이 이 자리에 섰다. 반대로 민주당에서는 서영교·김영배 의원이 등장했다. 이는 '누가 여권이고 야권인가'보다, '누가 서울 정치의 중심을 의식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해졌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날 행사에서 이들 정치인이 어떤 발언을 했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공개 발언은 거의 없었고, 취재된 메시지도 없다. 그러나 정치에서는 종종 침묵이 가장 큰 발언이 되곤 한다. 특정 사안에 대해 말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자리에 섰다는 사실 자체를 메시지로 남기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참석을 두고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의 몸값 올리기'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진단은 다르다. 이들은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오세훈이라는 현직 시장이 만들어 놓은 정치적 판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
서울시장 자리는 여전히 전국 정치로 도약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발판이다. 그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기 전, 잠룡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오세훈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권력 지형을 체감하는 것이었다.
서울시 신년인사회는 그 자체로 하나의 정치적 장면이 된 셈이다. 초청도 없었는데 모였고, 말은 없었지만 메시지는 분명했다. 지금 서울 정치의 중심은 오세훈이며, 이들은 그 중심을 피해갈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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