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격랑 속에서 우리가 확인한 사실은 분명하다. 위기는 기본이 흔들릴 때 증폭된다는 것이다. 헌법과 법치, 공정한 제도, 권력의 책임이라는 기본이 흔들리는 순간 불안은 정치와 경제, 사회 전반으로 빠르게 번졌다. 반대로 최소한의 원칙이 지켜진 영역에서는 혼란 속에서도 질서가 유지됐다. 본보가 줄곧 강조해온 기본·원칙·상식이 왜 국가 운영의 출발점이어야 하는지, 지난해는 그 이유를 반복해서 보여줬다.
새해를 맞아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각각 신년사를 통해 던진 메시지는 하나였다. 이제 무엇을 기준으로 나라를 운영할 것인가. 한쪽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 국민의 삶으로 증명되는 국가를 말했다. 또 헌정 질서의 회복과 제도에 대한 신뢰, 정치의 책임을 강조했다. 이는 정책의 나열이 아니라, 지난해의 혼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세계의 경험도 같다. 독일은 통일 이후 정치적 유불리를 넘어 재정과 제도의 기본을 지키는 데 합의했고, 그 신뢰가 위기 때마다 국가를 떠받쳤다. 북유럽 국가들은 갈등이 클수록 사회적 합의와 절차를 먼저 점검하며, 원칙이 흔들리지 않도록 관리해왔다. 미국 역시 정치적 분열 속에서도 사법과 통화정책의 독립성만큼은 끝까지 지키려 애쓰며 국가 신뢰의 하한선을 유지해왔다. 국가의 위기 해결역량은 위기 이전에 쌓아둔 원칙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이들 사례는 분명히 보여준다.
경제 역시 마찬가지다. 관세 협상과 지정학적 갈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필요한 것은 즉흥적 대응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정책 환경이다. 기업과 시장은 완벽한 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원칙이 유지될 것이라는 신뢰를 원한다. 상식에 맞는 규칙, 일관된 정책 신호, 책임 있는 설명이 쌓일 때 불확실성은 관리 가능한 위험으로 바뀐다. 애덤 스미스가 말했듯, 시장이 작동하려면 자유 이전에 규칙이 존재해야 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선택이다. 지난해의 혼란을 일회적 사건으로 넘길 것인가, 아니면 기준을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을 것인가. 답은 분명하다. 새해 대한민국은 더 빠른 길이 아니라 바른 길을 선택해야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고, 원칙을 지키며, 상식에 맞게 판단하는 국가. 그 위에서만 성장도, 통합도 가능하다.
본보는 이 선택의 갈림길에서 기본 원칙 상식의 자리에 설 것이다. 권력의 편이 아니라 원칙의 편에 서고, 유행이 아니라 상식을 기준으로 판단하며,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 신뢰를 택할 것이다. 독자와 시청자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지난해의 혼란을 딛고, 올해를 기본·원칙·상식 위에 바로 선 대한민국의 출발점으로 만드는 데 아주미디어는 끝까지 역할을 다하겠다.
국가는 말로 세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기준 위에서만 다시 설 수 있다.
새해, 그 기준을 바르게 세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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