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맞설 한·미·호 광물 동맹, 고려아연 중심축 급부상

  • 고려아연 미국 제련소 후보지 선정 나서

  • 갈륨, 게르마늄, 안티모니, 인듐 등 핵심광물 제련

  • 미국과 동맹국 희토류 동맹 연결고리

  • 미국 정부가 선 제안..최적의 조건 검토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이 미국 정부 제의로 현지 제련소 건설에 착수하면서 중국의 희토류·핵심광물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미국·호주 삼각 동맹의 핵심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정부와 민간 기업이 협력해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한·미 조선업 협력을 성사시킨 것처럼 자원 분야에서도 정부·고려아연·LS 등을 아우르는 '민관 원팀'을 조성해야 할 당위성이 커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운영을 위한 미국 계열사 '크루시블 메탈'을 설립하고 테네시주의 니르스타 제련소 부지를 인수,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제련소 건립에 착수한다. 60여 곳에 달하던 후보지 중 최종 후보 지역을 추려내고 투자 유치 인센티브 제안서를 받아 투자 효과를 고심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제조업 기반이 아직 건재하고 희토류·핵심광물 조달이 수월한 테네시주가 투자 장소로 최종 낙점됐다.

미국 제련소 건립이 현실화하면 고려아연은 울산 온산제련소와 자회사 SMC(선메탈코퍼레이션)를 통해 보유한 호주제련소에 이어 세 번째 제련소를 운영하게 된다. 

미국 제련소는 온산제련소처럼 다양한 광물을 제련할 수 있는 습식·건식 통합 설비로 건립할 전망이다. 습식 공정으로 연간 아연 23만t을 생산하는 호주제련소와 달리 온산제련소는 습식·건식 통합 공정으로 아연(63만t), 납(44.5만t), 동(3.2만t) 등 기초광물뿐 아니라 갈륨, 게르마늄, 안티모니, 인듐 등 핵심광물도 대량으로 제련할 수 있다. 미국 제련소는 희토류·핵심광물을 록히드마틴 등 미국 방산 기업에 공급하는 핵심 거점이 될 공산이 크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에 중국이 자원 무기화로 대응하면서 고려아연이 미국과 동맹국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해결사로 등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미국·호주에 제련소를 보유하게 될 고려아연은 세 국가 간 자원 동맹을 연결하는 핵심 고리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얀마, 캄보디아, 나이지리아 등 19개 개발도상국과 함께 '녹색 광업 국제 무역 협력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며 광물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중국은 세계 1위, 미얀마는 3위 희토류 공급 국가다. 반면 희토류 공급 2위인 미국과 4위 호주, 일본 등은 '핵심광물과 희토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선제적으로 체결하며 반(反)중국 자원 동맹을 공식화했다. 한국 정부도 미국·호주·일본 프레임워크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재계 대표적인 미국통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때 경제사절단으로 미국에 방문하면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미국 백악관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NEDC)가 먼저 고려아연 측에 만남을 요청했고 미국 제련소 건립도 선제적으로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최 회장은 방미 당시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사업을 진전시켰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녹색 이니셔티브 결성이 현실화하자 미 행정부와 대규모 투자 유치를 바라는 미국 각 지역에서 다양한 '당근책'이 밀려들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최 회장과 강경화 주미 대사가 만난 자리에서 관련 투자·개발을 요청받은 내용 등을 공유하며 한국 정부에 미국 제련소 설립 사실을 알렸다. '세계 4대 제조 강국' 진입을 천명한 한국 정부 입장에서 희토류·핵심광물의 안정적 공급이 절실한 만큼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해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방산기업의 합작회사(JV)에 투자할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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