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해외 매출 60% 시대 연다…제품·마케팅·생산 삼각축 강화

  • 녹산 수출공장·삼남물류센터로 생산·공급망 강화

  • K콘텐츠·글로벌 앰배서더로 신라면 브랜드 존재감

농심은 ‘신라면’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여성 그룹 ‘에스파’를 기용한다 사진농심 제공
농심은 ‘신라면’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여성 그룹 ‘에스파’를 기용한다. [사진=농심 제공]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6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농심이 생산 인프라부터 제품 포트폴리오, 글로벌 마케팅까지 해외 중심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라면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글로벌 사업이 회사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한 데 따른 전략적인 재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 중심에는 부산 녹산에 건설 중인 수출 전용 공장이 있다. 약 1만1280㎡(약 3400평)의 부지에 연면적 약 4만8100㎡(약 1만4500평) 규모로 조성되는 이 공장은 2026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가동 이후에는 농심의 수출용 라면 생산 능력이 기존 연 7억개에서 12억개로 확대될 전망으로, 글로벌 수요 대응을 위한 핵심 거점 역할을 맡게 된다.

앞서 농심은 지난 6월 울산 울주군 삼남물류단지에 ‘울산삼남물류센터’ 건립도 확정했다. 약 229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16만6700㎡(약 5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이 물류센터는 2027년 상반기 준공이 목표다. 완공 후에는 국내외 물류 수요 확대와 이커머스 대응을 아우르는 ‘수출 물류 허브’로 활용될 예정이다.

제품 전략도 해외 소비자 취향을 정조준하고 있다. 농심은 최근 신제품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출시하며 글로벌 볶음면 카테고리 확대에 나섰다. 김치 맛에 단맛·매운맛을 조합한 ‘스와이시(Sweet+Spicy)’ 조미 설계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첫 본격 도입 사례다. 농심에 따르면 이 제품은 이미 대만·홍콩·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 판매가 시작됐으며, 향후 수출 국가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 안착한 ‘신라면 툼바’에 이어, 볶음면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글로벌 수요층을 넓히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신라면의 글로벌 브랜드 확장을 위한 마케팅 활동도 강화되고 있다. 농심은 지난달 신라면의 첫 글로벌 앰배서더로 K팝 그룹 '에스파'를 선정했다. 에스파가 리메이크한 ‘Spice up your life’를 기반으로 제작된 뮤직비디오형 광고는 미국·중국·일본·유럽·동남아 등 주요 시장에서 순차 송출될 예정이다. 에스파 스페셜 패키지도 글로벌 동시 출시해 신라면의 슬로건 ‘Spicy Happiness In Noodles(라면 한 그릇의 매콤한 행복)’ 브랜드 자산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농심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장 신라면 3종 이미지 왼쪽부터 햄버거컵 슈퍼스타컵 스파이시퀸컵 사진농심
농심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장 신라면 3종 이미지 (왼쪽부터 햄버거컵, 슈퍼스타컵, 스파이시퀸컵) [사진=농심]

K콘텐츠 기반 마케팅은 글로벌 MZ층 공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농심은 지난 8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패키지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10월에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글로벌 캠페인을 열어 협업 제품을 적극 알렸다. 콘텐츠 속 제품을 그대로 구현한 신라면컵 3종(햄버거컵·슈퍼스타컵·스파이시퀸컵)은 12월 국내 판매를 시작해 내년 1월부터 미국·호주·캐나다 등으로 출시국이 확대될 예정이다.

해외 실적은 농심의 전략 방향성과 맞물려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최근 5년간 해외 매출 비중은 2021년 34.8%, 2022년 36.8%, 2023년 36.7%, 2024년 37.9%로 증가해 왔으며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해외 비중은 39.1%까지 올라섰다. 국내 시장이 정체된 반면 글로벌 사업이 성장세를 견인하는 구조가 더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농심은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해 미국·멕시코·브라질·인도·영국·일본·중국 등 7개국을 핵심 전략국으로 삼고, 미국·중국·일본·호주·베트남·캐나다·네덜란드 등 글로벌 법인과 중국·미국 공장을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 매출 비중 60% 목표는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발표된 ‘비전2030’의 중요한 축”이라며 “현 추세에 맞춰 목표 달성을 위해 전사적으로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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