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비번 바꾸고, 카드 지우고…쿠팡 유출 사태 불안·혼란 가중

  • 소송 인원 수천명대로 확대, 배상 청구 본격화

  • 카드 삭제·비밀번호 변경 이용자 대응 확산

  • 전수조사 착수 시 피해 규모 추가 확대 가능성

  • JP모건 "쿠팡, 시장 지위 견고, 이탈 제한적"

개인정보위 쿠팡 개인정보 노출 아닌 유출로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3천만건이 넘는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에 개인정보 노출 통지를 유출 통지로 수정하고 유출 항목을 빠짐없이 반영해 재통지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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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북 포항에 사는 한 주부는 최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이후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바꿨다.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는 물론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유출됐다는 소식 때문이다. 그는 "결제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비밀번호를 통일해 쓰기 때문에 더 불안하다"며 "통신사 유출과 달리 대처 방법이 마땅치 않아 소송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둘러싼 소비자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카드 정보 삭제와 비밀번호 변경 등 개인 차원의 대응도 계속 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번 유출 사고에서 신용카드 등 결제 정보와 비밀번호 등 로그인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공동현관 비밀번호 등 민감 정보가 포함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고, 정부가 2차 피해 가능성을 거듭 경고하면서 구매를 중단하거나 탈퇴를 검토하는 이용자도 계속 늘고 있다. 

2차 피해 우려가 커지자 관세청 개인통관고유부호 재발급에 이용자가 몰리면서 '먹통' 사태까지 벌어졌다. 쿠팡 계정에는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 공동현관 비밀번호는 물론 개인통관고유부호까지 저장돼 있다. 개인통관고유부호는 관세청에서 해외직구 시 주민등록번호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발급하는 12자리 식별번호다.

개인통관고유부호가 빠져나갔을 경우 스미싱이나 명의 도용을 통한 밀수입 악용 가능성도 거론돼 이용자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쿠팡은 개인통관고유부호는 안전하다는 입장이지만,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단정하기는 어려워보인다.
도마 위 오른 쿠팡 부실 대응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속개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를 받고 있다 202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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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준 쿠팡 대표이사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속개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쿠팡을 상대로 한 이용자 집단소송 움직임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가장 먼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참여한 법무법인 청이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제출한 데 이어 각 법무법인별로 1인당 20만~30만원 상당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내용의 집단소송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김경호 법률사무소 호인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 39조에 따르면 개인정보처리자의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해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하다"며 "이번 사안은 소송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회원 탈퇴 과정에서 회원 가입에 비해 너무 복잡하다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면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도 긴급 사실조사에 착수했다. 방미통위는 쿠팡이 설정한 계정 탈퇴 절차가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인 '이용자의 해지권을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사실조사에 착수한다고 4일 밝혔다.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초대형 악재에 직면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쿠팡을 쓰는 일간 이용자는 역대 최대인 18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테크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2월 1일 일간 활성 이용자(DAU)는 역대 최고 수준인 1798만8845명으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쿠팡 보안 체계를 점검하기 위해 사용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탈자가 예상외로 많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글로벌 최대 투자은행(IB) JP모건은 지난 1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쿠팡은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한국 소비자는 데이터 유출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모습"이라며 "잠재적 고객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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