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수 텃밭' 테네시 보궐 선거서 민주-공화 박빙 …트럼프 직접 나섰다 

  • 존슨 하원의장, 스피커폰으로 트럼프 연결하기도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이 1일현지시간 테네시주 프랭클린에서 열린 유세현장에서 유권자들에게 공화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존슨 의장 엑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이 1일(현지시간) 테네시주 프랭클린에서 열린 유세현장에서 유권자들에게 공화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존슨 의장 엑스]

1일(현지시간) 미국 남부 테네시주의 소도시 프랭클린. 주도 내슈빌에서 차로 한 30분 이동하면 있는 인구 8만 명 남짓한 작은 도시다. 이곳에서 공화당의 연방하원의원 후보인 매트 밴 엡스의 연설이 열렸다. 얼핏 지역 보궐선거의 한 정견 발표로 보이는 이 행사는 이날 미 정치권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이날 연설장에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직접 연설에 나섰기 때문이다.

연단에 선 존슨 하원의장은 연설 중 스피커폰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기까지 했다. 이른바 '트럼프 복심'을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다. 스피커폰으로 연결된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가 테네시를 지금 지켜보고 있으며, 그들은 이 지역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공화당이 그 어떤 때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2일 치러지는 테네시주 제7선거구 보궐선거를 두고 미국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강한 보수 성향으로 말미암아 '짙은 빨간(deep red)' 주라 불리는 테네시에서 민주당이 공화당과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는 테네시주에서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을 상대로 22%포인트 차로 대승했다. 하지만 최근 에머슨대의 이 지역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밴 엡스 후보는 아프틴 벤 민주당 후보에게 '겨우' 2%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유권자 층별로는 벤 후보가 여성과 40세 이하에서, 밴 엡스 후보는 노년층과 남성에게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현지 WPLN라디오는 전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은 이번 선거를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 민심을 가늠할 풍향계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달 사이 버지니아주 연방하원의원 선거, 뉴저지 주지사 선거, 뉴욕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으로서는 내년 중간선거까지 '민주당 바람'을 일으킬 찬스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대선주자 등 거물들을 연거푸 테네시에 투입했다. 지난달 18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테네시를 찾은 것에 이어, 테네시 출신인 앨 고어 전 부통령과 민주당 내 대표적인 청년 정치인으로 유명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AOC) 연방 하원의원이 온라인에서 지지 활동에 나섰다. 이에 벤 후보는 '테네시의 AOC'라는 별명으로 인기몰이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에서는 벤 후보를 "좌파"라는 프레임으로 공격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민주당이 MAGA(미국을 더 위대하게)의 아성인 테네시에서 이변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벤 후보가) 근소하게 지더라도 중간 선거 기간 공화당의 연방 하원 내 통제력을 잃는 전조(bellwether)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선거의 승자는 민간 부문으로 이직하기 위해 의원직을 사퇴한 마크 그린 전 의원의 의석을 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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