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추 수급난 장기화 조짐…외식업계 수입산 확대·메뉴 축소 대응

  • 작황 부진에 반입량 줄고 가격 급등

  • 샐러드 판매 중단 등 메뉴 운영 조정

써브웨이 모바일 주문화면에 양상추 수급 불안으로 샐러드 주문이 불가하다는 안내문이 떠있다 사진써브웨이 홈페이지 캡처
써브웨이 모바일 주문화면에 양상추 수급 불안으로 샐러드 주문이 불가하다는 안내문이 떠있다. [사진=써브웨이 홈페이지 캡처]

양상추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패스트푸드와 샐러드 프랜차이즈의 재료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시장 반입량이 줄고 가격이 오르자 주요 브랜드들은 대체 채소를 사용하거나 수입산을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2일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가락시장의 양상추 하루 평균 반입량은 44.1톤으로 전년 동기(47.6톤)보다 7.4% 줄었다. 같은 기간 12개 기준 상(上) 등급 도매가격은 3만8546원으로 전년 2만4833원 대비 55.2%나 상승했다. 여름 폭염과 가을 한파가 연달아 덮치며 생육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문제는 양상추가 햄버거·샌드위치·샐러드 등 주요 외식 메뉴에서 빠지기 어려운 필수 재료라는 점이다. 수급난이 길어지자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체 채소 활용, 수입산 확대, 메뉴 축소에 이르기까지 운영 전반을 재점검하고 있다. 롯데리아는 양상추 부족에 대응해 계약 농가 매입 물량을 조정하고 일부 매장에서 양배추 혼합 제공을 시작했다. 필요 시 수입산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샐러드 판매 비중이 높은 써브웨이는 타격이 더 컸다. 양상추 공급이 불안정해지자 지난 15일부터 전국 600여 개 매장에 샐러드 판매를 일시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양상추 역시 추가 제공을 제한한 상태다. 써브웨이는 12월 중 판매를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실제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SPC그룹의 샐러드 브랜드 ‘피그인더가든’도 조달 계획을 바꿨다. 과거에는 국내 작황이 불안정한 1~3월, 7~9월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하던 국내산, 수입산 양상추 혼합 사용을 올해는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다. 국내 반입량 감소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진 데 따른 결정이다.

버거킹 역시 일찌감치 수입 물량 확보에 나섰다. 통상 국내산 물량이 줄어드는 12월 중하순 이후 수입 비중을 높였지만, 올해는 가격 급등과 물량 부족이 겹치자 11월부터 수입처 점검과 선제적 물량 확보에 나섰다. 맥도날드를 포함한 주요 패스트푸드 브랜드들도 일부 매장에 대체 채소를 제공하거나 운영 안내문을 비치하며 상황에 맞춰 판매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양상추 가격 급등이 단순한 계절적 이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반복되는 폭염·폭우·한파 등 이상기후로 신선 채소류 수급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산만으로는 안정적인 조달이 어려운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기후 변수에 대비해 다국가 조달 체계를 갖추려는 움직임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