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고 부호 '삼성투어'···新 AI 동맹 가속

  • 삼성, 2012년 릴라이언스 4G 사업 당시 단독 장비 수주

  • 이재용 회장, 암바니 회장 세 자녀 결혼식 모두 참석

  • 인도 AI 데이터센터 사업 본격화···삼성, AI칩 공급 기회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왼쪽 두번째 등이이 25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왼쪽 둘째) 등이 25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이동통신 시장 중 하나인 인도에 6세대(6G) 네트워크 장비 공급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인도 최대 이동통신사 기업 수장인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전격 회동하며 차세대 AI 인프라 협력을 약속하면서다.
 
25일 전격 추진된 두 기업 수장의 회동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단순히 사업 파트너십을 다잡는 수준을 넘어 지난 10년간 동행을 되짚어보고, 향후 미래 기술 동맹을 환기하는 취지에서 성사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슈퍼 갑' 암바니 회장이 직접 삼성전자를 찾을 만큼, 핵심 파트너사로서 동맹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릴라이언스 그룹은 '포스트 차이나'라고 불리는 인도에서 이동통신을 비롯해 유통, 에너지 등 사업을 이끄는 인도 최대 기업이다. 특히 자회사 지오는 서비스 가입자 5억명대로 인도 이동통신 시장의 40% 이상을 선점하고 있는 초대형 통신사다. 릴라이언스 그룹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인도 내 4G LTE 인프라 통신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이때부터 지금까지 통신장비를 사실상 단독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 그룹이 5G로 전환할 때도 함께했다. 2022년 지오와 5G 무선 접속망 (RAN) 장비를 공급하면서다. 당시 삼성전자는 5G 기지국과 다중 입출력 기지국을 포함한 라디오 제품과 설치, 최적화 및 유지보수 서비스 제공을 맡았다. 이를 위해서 삼성전자는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 공장에 약 680억원을 신규 투자해 5G 생산 시설을 마련하기도 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인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릴라이언스 그룹의 초고속 통신망 기술을 등에 업고 최신 '갤럭시 AI' 기능이 탑재된 갤럭시S24, 갤럭시S25 시리즈 등을 잇달아 흥행시키면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인도 내 110만원 이상 '슈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49%를 차지하며 애플(48%)을 앞섰다.
 
암바니 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등을 직접 둘러보며 연내 출시를 앞둔 트라이폴드폰과 갤럭시 XR '무한' 등 차세대 폼팩터에 큰 관심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12월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 딸의 결혼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신봉길 전 주인도대사 페이스북
2018년 12월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 딸의 결혼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신봉길 전 주인도대사 페이스북]
 
이동통신과 스마트폰으로 맺어진 신뢰는 이 회장과 암바니 회장의 관계도 특별하게 만들었다. 암바니 회장의 세 자녀 모든 결혼식에 초대받은 유일한 한국 기업인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암바니 회장의 차남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식에 참석하며 터번을 착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릴라이언스 그룹의 다음 시선은 6G 기술 개발과 데이터센터로 쏠린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 기존 5G 인프라를 6G 통신 기술로 체급을 상향하고, 3기가와트(GW)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안정적이면서 초고속 데이터 처리 기술이 관건인 만큼 릴라이언스 그룹은 최첨단 통신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회동이 삼성전자가 인도에 대규모 데이터센터용 AI 칩 공급을 선점할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무선 사업 중심으로 쌓아온 기술 신뢰와 테슬라,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칩 수주 경험이 릴라이언스 그룹과 반도체 동맹으로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이란 측면에서다. 이날 암바니 회장이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 사업장뿐 아니라 메모리 사업장까지 발도장을 찍은 배경이기도 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릴라이언스가 공급사와 고객사 입장이었다면, 이번 만남을 계기로 향후 동등한 협력 파트너사로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관계로 더 다져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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