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서울 금천구 소재 홈플러스 시흥점 지하 1층에 고별세일 행사장이 마련됐다. [사진=홍승완 기자]
홈플러스 매각 본입찰을 하루 앞둔 25일 서울 금천구 홈플러스 시흥점 외벽에는 '고별 세일' 현수막이 큼지막하게 걸렸다. 매장 지하 1층에는 20여 개 넘는 브랜드를 최대 90% 싸게 파는 떨이 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한 매장 직원은 "고별 세일을 두 달 정도 진행한다고 들었지만,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매대를 둘러보던 한 노부부는 "오랫동안 이용하던 매장이 고별전을 한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시흥점을 포함해 가양점 등 홈플러스 15개 점포는 당초 연내 폐점 예정이었지만, 현재는 보류 상태다. 지난 9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홈플러스 대주주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 이후 매수자 확정 전까지 15개 점포 폐점은 없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시흥점을 비롯한 가양점, 일산점 등 일부 점포에서 '고별 세일' 현수막이 등장하자 소비자 혼란은 커지고 있다. 한 주부는 "폐점 세일이라고 해서 왔는데 식품관은 계속 연다고 하더라. 사람들마다 말이 다르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시흥점 입구에 '고별 세일'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홍승완 기자]
이러한 와중에 홈플러스는 26일 매각 본입찰을 진행한다. 현재 인수의향서를 낸 곳은 AI 벤처기업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임대·개발업체 '스노마드'다. 하지만 2곳 모두 대규모 유통사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고, 자금력도 확인되지 않아 시장 기대감은 낮다. 유력 후보가 사실상 없는 셈이다.
본입찰이 무산되면 후폭풍은 거셀 전망이다. 홈플러스가 새로운 인수자를 찾지 못해 청산 절차로 넘어갈 경우 직간접 고용 약 10만명, 1800여 납품 업체, 8000여 입점 업체가 연쇄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또 법원이 다음 달 29일로 예정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제출 여부를 따져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삼일회계법인 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 청산가치(3조7000억원)가 계속기업가치(2조5000억원)를 1조2000억원가량 웃돈다는 점도 부담이다. 사업을 유지하는 것보다 청산이 재무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으로, 위메프도 청산 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아 회생 신청 1년 4개월 만인 이달 10일 파산 선고가 내려진 바 있다.
홈플러스 내부에서는 ‘농협 카드’ 외에 뚜렷한 기대요인이 없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에서 홈플러스 인수 주체로 '농·축협 계열 유통기업'을 꼽은 비율은 38.8%에 달했다. 농협의 홈플러스 인수 시 기대되는 효과로는 '국내 농축산물 유통 확대를 통한 물가 안정·식량안보 강화'(37.6%)가 가장 높았다.
그러나 현실성은 낮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최근 국감에서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이 연간 400억원씩 800억원 적자가 나는 상황"이라며 인수 추진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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