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요즘 환율이 안좋아서 백화점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을 거예요."
최근 공항 면세점에서 선물용 스카프를 고르던 김씨는 직원에게 이같은 말을 들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까지 치솟자 면세점의 '가격 이점'이 사실상 소멸됐기 때문이다. 면세품은 달러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돼 달러 강세는 곧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일부 품목은 백화점 정상가보다 더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4.0원 오른 1471.9원이다. 연평균 환율이 외환위기 시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며 면세 쇼핑의 가격 경쟁력 약화는 뚜렷한 흐름이 되는 모양새다.
해외여행 예정자들 사이에서도 "면세에서 사도 이득이 없다"는 반응이 확산하고 있다. 한 여행 커뮤니티 이용자는 "환율 때문에 일부 화장품은 국내 백화점이나 온라인몰에서 쿠폰을 적용하는 편이 더 저렴하다"고 말했다. 다른 이용자 역시 "요즘은 면세점보다 해외 직구나 백화점 할인 시즌을 본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패턴 변화도 면세업계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단체 위주의 쇼핑 관광에서 개별 경험·체험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객단가가 낮아졌고, 명품 중심 소비 비중도 줄어드는 추세다. CJ올리브영, 다이소와 같은 매장에서 쇼핑을 즐기는 관광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면세구역에서 여행객들이 이동 및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면세업계는 각종 혜택 강화를 통해 가격 부담을 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LDF PAY(엘디에프 페이)를 통한 지원을 확대했다. 시내점에서는 12월 31일까지 결제 수단에 따라 평일 최대 151만원, 주말(금·토·일) 최대 169만원의 LDF PAY를 증정한다. 명동본점·월드타워점·제주점은 패션·시계·주얼리 카테고리, 부산점은 전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LDF PAY 증정 행사를 진행한다.
신세계면세점은 다음달 30일까지 출국정보 등록 고객에게 온라인몰 1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또 외국인 고객에게는 쇼핑 전 사용 가능한 쇼핑지원금과 쇼핑 후 받을 수 있는 면세포인트를 지급한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적립금·쿠폰 등 혜택을 늘려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달 13일부터는 온라인몰 환율 보상 혜택을 기존 13%에서 15%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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