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 강화에도 사고 多…서스틴베스트 공시‧리스크 관리 괴리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사진=신동근 기자]

국내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음에도 현장에서의 실질적 성과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17일 국내 1299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하반기 ESG 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관리 체계 확대와 실제 리스크 관리 사이의 괴리를 지적했다.
 
평가 결과 안전보건경영시스템과 정보보호시스템 인증, 협력사 ESG 관리 등 사회(S) 영역에서 다수 지표의 성과가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관리 체계 인증 비율은 안전보건경영시스템 54.1%, 정보보호시스템 32.0%로 각각 15.5%포인트, 8.8%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은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이 57.9%에서 83.5%로 정보보호시스템 인증은 48.3%에서 62.7%로 증가폭이 컸다. 협력사 ESG 관리도 강화돼 2조원 이상 대기업의 공급망 ESG 평가 비율은 49.9%에서 55.6%로 늘었다.

 
하지만 산업재해와 정보유출 등 실제 사고 건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산업재해로 인한 점수 차감은 148건으로 전년 88건 대비 60건 늘었으며 특히 2조원 이상 대기업에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현대건설, 현대차, 포스코이앤씨 등은 본사 및 종속회사 산업재해로 최대 60점이 차감됐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관리 체계의 양적 확대가 곧 성과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겉으로 보이는 ESG만 강조하면 현장 안전 관리의 실효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는 관리 체계 존재 여부보다 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며 기업의 구체적 운영 정보 공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서스틴베스트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 영역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상장사 100개를 ‘2025년 하반기 ESG Best Companies 100’으로 선정했다. 2조원 이상 상위 기업에는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 유한양행 등이, 5000억~2조원 미만 기업에는 HK이노엔, 현대그린푸드, 동아ST 등이, 5000억원 미만 기업에는 동일고무벨트, HD현대에너지솔루션, MNC솔루션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