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경상흑자 134억弗 '역대 2위'…해외IB 성장률 눈높이 잇딴 상향

  • 동월 기준 최고치…29개월 연속 흑자 행진

  • '반도체·자동차' 쌍끌이에 수출 9.6% 증가

  • 해외IB 내년 성장률 전망치 평균 2% 근접

연합뉴스
[연합뉴스]

미국발(發) 관세 영향에도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 호조에 힘입어 9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135억 달러 가까운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6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당초 한국은행 전망치(1100억 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새로 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는 134억7000만 달러(약 19조40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9월 기준 최대이자 29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2012년 5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이어진 83개월 연속 흑자 이후 두 번째로 긴 흐름이다.

올해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827억7000만 달러)도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672억3000만 달러)보다 약 23% 많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장은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에 접어들면서 수출이 호황이었고 자동차도 미국 외 유럽 등으로 수출 다변화가 이뤄지며 선방했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아주경제 그래픽팀]

경상수지 흑자는 상품수지(수출–수입) 확대가 주도했다. 9월 상품수지 흑자는 142억4000만 달러로 2017년(145억2000만 달러)에 이어 9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수출이 수입보다 빠르게 증가하면서 흑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수출(672억7000만 달러)은 9.6%, 수입(530억2000만 달러)은 4.5%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 보면 컴퓨터 주변기기(-13.5%)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이 증가했다. 반도체(22.1%)와 승용차(14.0%)가 수출을 견인했고 화공품(10.4%), 기계류·정밀기기(10.3%), 무선통신기기(5.3%)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21.9%), 유럽연합(EU·19.3%), 일본(3.2%), 중국(0.4%)에 대한 수출이 늘어난 반면 미국(-1.4%)은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29억6000만 달러)도 전월(20억7000만 달러)보다 9억 달러가량 늘었다. 투자소득(31억3000만 달러)을 중심으로 한 증가세이며 동월 기준 역대 두 번째 규모다. 본원소득수지는 대외금융자산·부채에서 발생한 배당·이자 등 투자소득과 근로소득을 반영한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10월 경상수지는 추석 연휴로 조업 일수가 줄어들어 흑자 폭이 다소 줄겠지만 반도체 수출 호조와 유가 안정, 본원소득수지 개선세, 그리고 한·미, 미·중 관세협상 우려 완화 등을 고려하면 11~12월에는 다시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그래픽팀
[아주경제 그래픽팀]

관세 여파 속에서도 이어지는 대규모 흑자에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 성장률 전망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이 제시한 내년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전월(1.8%)보다 0.1%포인트 높은 1.9%로 나타났다.

수출 호조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본 데 따른 것이다. 주요 IB들이 제시한 내년 경상수지의 GDP 대비 비율은 9월 말 평균 4.7%에서 10월 말 5.3%로 높아졌다. 한국은행 역시 오는 27일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과 경상수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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