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엔비디아는 지포스와 한국 e스포츠가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 세계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지난달 31일 공식 유튜브 계정에 한국에 대한 헌정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계기로 성사된 26만장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 공급 이상의 메시지로, 한국에 대한 엔비디아의 각별한 관심을 보여줬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황 CEO의 이번 방한에서의 모습은 엔비디아가 앞으로 우리나라와 AI 파트너가 아닌 동맹 수준의 연대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황 CEO는 입국 첫날이던 지난달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치맥 회동'을 열고, 뒤이어 '지포스' 25주년 행사에도 함께 올라 한국 산업계와의 유대감을 강조했다. 세 사람은 이날 함께하며 대중과 격의없이 소통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특히 황 CEO는 행사 도중 1996년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일화를 공개하며, 한국과의 AI 동맹이 하루 아침에 이뤄진 거래가 아닌, 오랜 시간 테크 분야에서 같은 고민을 하며 다져진 관계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황 CEO가 언급한 편지 일화로 두 회사는 1999년 첫 협력을 성사시켰다.
현장에 함께 있던 이 회장은 "25년 전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GDDR(그래픽용 D램)을 써서 지포스 256을 출시했다"며 "그때부터 양사의 협력이 시작됐고 젠슨과의 우정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다음날인 31일 '2025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참석 차 경주를 방문, 국내 주요그룹 총수들을 만났다. 전날 치맥 회동에 초대받았지만 APEC CEO 서밋 의장으로 바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날 만났다. 황 CEO는 "세 명의 형제와 치맥을 먹고 싶었지만 한 명은 일 때문에 못 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과의 AI 동맹은 보다 구체화됐다. 이날 엔비디아는 2030년까지 우리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에 각각 5만장, 네이버클라우드에 6만장의 GPU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최신형 GPU는 AI의 두뇌 역할을 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품귀 현상이 일고 있다. '귀한 물건'인 GPU를 대량 확보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AI 기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엔비디아는 또한 삼성·현대차·SK와 손잡아 AI 팩토리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제품 거래가 아닌 AI 생태계를 함께 고안하고 구축한다는 선언이다. 황 CEO는 "한국은 제조업과 소프트웨어, AI 기술을 모두 갖춘 드문 나라"라며 협력의 배경을 설명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젠슨 황 CEO가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의 AI 협력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향후 '피지컬 AI' 등 미래 협력의 물꼬를 튼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