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발 고관세 충격 앞에 중소기업들이 휘청이고 있다. 수출 부진에 인력난이 겹치면서 문을 닫는 기업도 늘고 있는 추세다. 대기업과 달리 외부 환경 변화와 충격에 취약한 중소기업을 지켜줄 방파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조사한 2020년~2025년 중소기업의 상반기 연간 수출액을 살펴보면 2020년에는 1997억 달러에 달했으나 이후 1100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2024년 상반기에도 1151억 달러 수준에 그쳐 4년 전과 비교해 42.4%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567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액은 2020년 129억 달러에서 2024년 187억 달러로 증가했지만, 올해는 관세 영향으로 등락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중소기업 취업자 수는 2564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2000명 줄었다.
특히 철강재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중소 건설업은 취업자가 14개월 연속 감소하며 185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중소제조업 취업자도 전월 동월 대비 9만명 줄어든 347만4000명이었다. 지난 6월 중소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4% 감소하며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인력이 줄어들면 자연스레 생산성 저하와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여기에 주 4.5일제와 같은 근로시간 단축 이슈는 중소기업들에게 '사형선고'나 다름 없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근로시간이 짧아지면 노동생산성이 떨어져 인력을 충원해야 하지만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곽인학 광스틸 대표는 "신규채용은 꿈도 꾸지 못할뿐더러 설령 채용한다고 해도 오겠다는 이들이 없다"며 "기존에 있는 인력들을 다독거리면서 힘들게 회사를 운영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중소기업 대출 마련에도 비상이 걸렸다.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7개월 연속 하락하며 지난 6월 기준 4.11%를 기록했다. 지난달 중소기업의 예금은행 대출잔액은 전월 대비 2조9000억 원 증가한 1057조 3000억원이다.
사면초가에 빠진 중소기업 사장들의 최종 선택은 '법인 파산'이다. 재정 파탄 상태에 빠진 중소기업이 회생을 통해 재기가 어려울 경우 신청하는 불가피한 절차다. 대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6월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총 110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5%(117건) 증가했다. 상반기 파산 건수만 본다면 하루 평균 6곳의 법인이 파산을 신청한 셈이다.
신용문 원일특강·신라엔지니어링 대표는 "관세 부가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컨설팅 프로그램과 수출 바우처 및 재정 피해를 입은 기업을 위한 금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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