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파도 마주한 K-중기] 내수부진·고환율·주4.5일제…생존 비상등

경기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이 삼각파도에 휩싸였다. 내수 부진 장기화 속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고착되고, 주 4.5일제 도입 논의를 위한 노사정 협의체까지 출범하면서 매출·비용·인력 모든 측면에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확대로 수출 성장세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도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중소기업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향 수출액은 12억9500만 달러로 전달(16억7400만 달러)보다 22.6% 감소했다. 지난 6월 반등에 성공했던 대미 수출이 다시 내림세로 돌아선 것이자, 연중 최저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직격탄을 맞아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부터 한국산 제품에 15% 상호관세를 물렸다. 앞서 미국 정부가 지난 3월 12일 전 세계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발효하고, 6월 4일엔 50%로 상향한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철강 및 알루미늄 대미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6.3%, 3.4% 각각 감소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하면서 K-중소기업들은 생존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환율마저 날뛰며 수입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한층 가중시키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21.3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1400원대가 뉴노멀이 된 것이다. 지난 13일엔 장중 1430원을 넘기자 외환당국이 1년 반 만에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기업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보면, 10월 기업심리지수(CBSI)는 88.5로 전달보다 3.3포인트(p) 하락했다. 특히 제조업 전망지수는 89.4로 2.7p 하락했다. 

현 정부 들어 속도를 내고 있는 주 4.5일제 도입 역시 중소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관련 노사정 협의체인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을 출범하며 본격적인 도입 논의에 들어갔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근로 시간이 줄면 인건비 부담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유례없는 복합위기를 극복하려면 전 부처가 '원팀'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주영섭 서울대 특임교수는 "중소기업 어려움을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 전체의 문제로 보고 산업통상부·중기부 등 유관부처가 힘을 모아야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기 경쟁력을 높일 인공지능 대전환(AX)의 정부 지원도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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