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례하다"며 스페인을 비난했다.
그는 "나는 스페인에 매우 불만족스럽다. 나토 회원국 가운데 (GDP 대비) 5%까지 국방비를 올리지 않은 나라는 스페인이 유일하다"며 "스페인이 한 일은 나토에 매우 나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한 일에 대해 무역 보복을 관세를 통해 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그들은 그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핀란드 알렉산데르 스투브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스페인은 뒤처진 국가"라며 "나토에서 그들을 내쫓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부터 나토가 미국의 군사력에 무임 승차한다며 국방비 증액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예외를 요청하며 "스페인은 나토가 요구하는 의무를 이행하는 데 그 정도의 지출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에게 두 배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스페인은 지난해 기준 GDP의 1.3%만을 국방비로 사용해, 나토 32개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른 회원국들 역시 GDP의 5%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폴란드 등 몇몇 국가만이 현재 GDP의 5%를 국방에 지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퇴출' 발언에 이어 관세 보복 카드까지 꺼내들었지만, 스페인 정부는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이날 자국의 카데나 SER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스페인은 나토의 방어와 안보에 헌신하고 있으며, 동시에 복지국가의 방어에도 똑같이 전념하고 있다"며 "GDP의 2%를 지출하는 것으로 이미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워싱턴과 마드리드가 이 문제에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는 여전히 완전히 우호적"이라며 "의견 차이는 있지만 미·스페인 관계는 매우 긍정적이고 깊이 있는 관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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