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지난 29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서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롯데면세점]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대상 무비자 입국이 시작되면서 유통업계가 ‘특수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유커의 전통적 소비 채널인 면세점과 백화점을 비롯해 편의점과 대형마트까지 앞다퉈 크루즈 관광객 유치, 중국 간편결제 할인 등 유커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30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9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국내외 전담여행사가 모객한 3인 이상 유커는 비자 없이 15일간 국내 관광을 할 수 있다. 제주도는 이전과 동일하게 개별·단체 관광객 모두 30일 무비자 방침이 유지된다.
최근 방한 관광객이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무비자 효과로 10월 중국인 관광객 수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중국인 관광객은 60만2000명 수준이었다.
정부는 무비자 조치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 약 100만명이 방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10월 1~7일) 기간에 중국인들이 한국행에 집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1년 만에 방한할 예정이어서 유통업체들은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업황 악화로 매출 부진에 빠진 면세업계는 유커 선점에 사활을 걸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전날 인천항에 처음으로 기항한 톈진동방국제크루즈의 7만7000t급 대형 ‘드림호’ 승선객(2000여 명)을 각각 명동본점과 서울점에 유치하고 사은품과 할인 행사를 준비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29일부터 뷰티·패션·식품 품목 300달러 이상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복(福)' 자가 새겨진 가방을 선물한다.
또 주요 면세점과 백화점은 알리페이·위챗페이·유니온페이 등 중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간편결제 수단을 도입해 결제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해당 결제 수단 사용 시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K-패션 플랫폼 ‘키네틱그라운드’에서 중국인 고객에게 열쇠고리를 증정하고 구매 금액별로 할인해준다. 신세계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다국어 통역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외국인 고객에게 쇼핑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여행사·호텔과 제휴 프로모션을 통해 단체 관광객 유치를 도모하고 있다.

케데헌·K뷰티 특화 매장 열어 유커 잡는다
대형마트도 유커 모시기에 분주하다. 롯데마트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제타플렉스 서울역점과 잠실점, 부산점, 제주점 등 외국인 관광객 특화 점포 10곳에서 ‘K-푸드 페스타’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김스낵, 견과류, K-뷰티 등 인기 상품에 대해 최대 50% 할인 판매도 한다.
한국 필수 관광코스로 떠오른 편의점, CJ 올리브영 등도 유커 맞이에 힘을 쏟고 있다. GS25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협업 상품과 더불어 해외 관광객 방문이 많은 지역 내 8개 거점 매장을 ‘케데헌’ 특화 매장으로 운영한다. CU와 세븐일레븐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부가가치세 즉시 환급 서비스 캐시백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CJ올리브영은 서울 강남, 동대문, 명동, 성수, 홍대 등 서울 시내 핵심 상권을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늘고 있는 부산, 제주 등 주요 관광 상권 내 매장을 중심으로 외국어 역량을 보유한 직원을 배치했다. 특히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기존 압구정로데오점을 글로벌 미용관광 특화매장으로 리뉴얼한 뒤 이전해 이날 재개장했다. 새롭게 단장한 매장은 기존(46평) 대비 5배 이상으로 커진 260평 규모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방한 관광객의 다양한 수요를 고려한 새로운 서비스와 프로모션을 통해 K-뷰티를 지속 가능한 방한관광의 핵심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미용관광 특화매장으로 재탄생된 CJ올리브영 압구정로데오점 내부 전경. [사진=CJ올리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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