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쌀값 상승이 오히려 농민 생존권과 식량안보를 위한 최소한의 수준이라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가격 급등락을 단순히 ‘폭등’으로 규정하기보다는, 정상화·회복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20년 전 물가 수준과 비교했을 때 현재 쌀값이 폭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쌀 한 공기 300원도 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할 때, 쌀값은 회복 단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실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20년 쌀값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현재 80kg 쌀값 월별 평균 가격은 19만8000원으로 2006년 14만4000원에 비해 5만4000원(37.5%)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짜장면 가격은 3264원에서 7500원으로 2배 이상 뛰었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76.08에서 116.45로 53% 상승했다.
즉 쌀값 상승률은 외식물가나 전체 물가 흐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는 분석이다.
반면 쌀 소비량은 빠르게 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06년 78.8kg에서 2024년 55.8kg으로 23kg 줄었다. 식습관 변화, 고령화, 빵·면류 소비 확대 등 복합 요인이 작용했다.
이로 인해 쌀 수요 기반이 약화되면서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폭락과 회복이 반복되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모양해다. 앞서 윤석열 정부 당시인 2022년~2023년에는 쌀값이 80kg당 16만원대까지 떨어져 농민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이 의원은 “최근 쌀값이 80kg 기준 21만원 수준으로 오른 것은 폭등이 아니라 당시 폭락에서 회복된 결과”라며 “여전히 쌀 한 공기 가격은 268원으로, 300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쌀값 논란을 단순히 소비자 물가 차원이 아닌 식량안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짜장면 값이 두 배 이상 오른 것은 자연스럽다고 하면서 쌀값이 20년간 37% 오른 것을 ‘폭등’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쌀 한 공기 300원 보장은 농민 생존권과 국가 식량안보를 지키는 최소선”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