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소버린AI 시대, 인프라 혁신으로 열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2025.09.24[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9/24/20250924162035725014.jpg)
"한국의 물류 인프라 덕분에 오늘의 쿠팡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처럼, 한국형 인공지능(AI)이 제대로 경쟁력을 갖추려면 정보기술(IT) 인프라가 먼저 마련돼야 합니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24일 아주경제신문의 '인공지능 아니면 죽음(AI or Die)'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제17회 착한 성장, 좋은 일자리 글로벌포럼(2025 GGGF)'에서 한국형 AI 생태계 자립을 위한 필요 조건을 이같이 제시했다. 그는 2020년 리벨리온을 창업해 한국 최초 AI 반도체 '아톰(ATOM)' 개발로 5년 만에 기업가치 1조4000억원 규모의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키워 낸 기업가이다.
박 대표는 한국형 AI 개발 노력이 자칫 '제2의 8·15 콜라' 사례로 전락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AI 기술력이 화두로 떠오른다 해서 한국도 준비 없이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는 '우리들만의 축제'에 그칠 수 있다"면서다.
당장 전력 인프라부터 시급하다고 했다. 그는 "업계에서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꼽는 건 다름아닌 전력 효율성"이라면서 "국가 AI 전력 인프라 강화는 곧 소버린(주권형) AI의 경쟁력을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간과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 효율적인 AI 데이터센터 전력 모델을 하루빨리 구축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어 한국이 AI 밸류 체인에 승부수를 걸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 환경 조성과 정책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그는 "당장 규제 이슈만 하더라도 한국은 법령 하나 때문에 기업도, 투자자도 모두 힘들어하는데 몇년이 지나도 개선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한국형 AI 개발에 있어서 만큼은 민·관 '원 팀'이 돼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생각이다.
한국에서도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박 대표의 대답은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그는 "엔비디아의 기술력이 부족해 우리가 따라잡을 수 있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 대표는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이 향후 2~3년 내 700조원 넘게 커질 정도로 성장 폭발력이 큰 첨단 산업 영역"이라며 "시장이 넓고 이제 출발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시기인 만큼 한국 기업도 충분히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