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데몬 헌터스 테마존 [사진=기수정 기자]](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9/27/20250927144203776200.jpg)
![여행객들이 에메랄드 시티로 변신한 포시즌스 가든에서 사진 촬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9/27/20250927144409396890.jpg)
낮에는 초록빛 판타지, 밤에는 붉은 공포
가을 햇살이 내리쬐는 한낮, 포시즌스 가든은 ‘에메랄드 시티’로 변신한다.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가 손짓하는 길을 따라가면 토네이도에 날아온 도로시의 집과 열기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곳곳에 설치된 인공지능(AI) 사진기는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해 특별한 순간을 기록하고, 블록 놀이와 소원지 체험은 아이들을 동화 속 주인공으로 만든다. 부모들 역시 아이 손을 잡고 걷다 보면 잠시 잊고 지내던 동심을 되찾는다.
해 질 녘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블러드 시티’ 입구에 들어서면 보라색 구두를 신은 마녀의 다리가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8m 높이 감시탑에서는 눈알이 굴러다닌다.
![케데헌 테마존 곳곳에서 슈팅 게임, 미션형 체험, 리듬 게임 등을 즐긴 후 도장을 모아 '일월오봉도'를 완성하게 된다. [사진=기수정 기자]](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9/27/20250927144518429464.jpg)
전 세계 휩쓴 ‘케데헌’, 에버랜드 상륙
올가을, 에버랜드로 향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바로 지난달 26일 문을 연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테마존 때문이다.
영화 속 장면이 현실로 옮겨온 듯한 공간에서 두 아이돌 그룹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가 악령에 맞서 싸운다.
개장 첫날부터 열기는 폭발적이었다. “체험을 위해 줄을 서는 데만 한 시간 반이 걸렸다”는 후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어지고 인증샷이 쏟아졌다. 닷새 만에 1만명이 다녀갔으니 ‘케데헌 성지’라는 별칭이 붙은 것도 무리는 아니다.
“넷플릭스와 협업해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K-팝 애니메이션을 테마파크 안에 구현했습니다. 단순 전시가 아니라 팬들이 직접 몸으로 몰입하는 스토리텔링 체험 공간이죠.”
이형기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버랜드 크리에이티브팀장의 말처럼 이곳은 단순한 놀이가 아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는 체험의 무대다.
슈팅 게임과 리듬 미션, 도장을 모아 ‘일월오봉도’를 완성하는 여정이 이어진다. 아이돌의 무대에 오른 듯 몸이 반응하고, 음악이 흐르면 마음이 들썩인다.
분식집에서는 ‘헌트릭스 세트’와 ‘사자 보이즈 소다팝 에이드’가 팬심을 자극하고, 굿즈숍에서는 한정판 컬래버레이션 제품 38종이 쉴 새 없이 팔려나간다. ‘더피’ 자수 갓은 이미 1차 완판이다.
지하철 장면을 모티브로 한 굿즈숍 포토존, 거대한 ‘더피’ 조형물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음악, 음식, 굿즈가 하나로 엮여 K-팝 세계가 현실로 확장되는 순간, 방문객은 어느새 관객이 아닌 무대 위 주인공이 된다.
오즈의 마법사 축제와 함께 케데헌 테마존까지 더해진 에버랜드는 더없이 흥미로운 ‘이야기의 정원’이 아닐까.
![메모리 카니발 [사진=기수정 기자]](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9/27/20250927144742489502.jpg)
이런 방탈출은 없었다 '메모리 카니발'
같은 날 개장한 방탈출 어드벤처 ‘메모리 카니발’은 또 다른 하이라이트다. 1400㎡ 규모 대형 공간은 기억을 저장하는 마을로 꾸며졌다. 참가자는 ‘기억 테이프’를 되찾기 위해 14개 룸에서 퍼즐을 풀고, 배우들이 직접 등장해 힌트를 던지며 극적 몰입감을 더한다.
이 팀장은 “테마파크다운 스케일로 방탈출을 구현했다. 단순히 퍼즐을 푸는 공간을 넘어 공연과 영상·조명이 결합된 몰입형 콘텐츠로 차별화했다”며 “고객이 단순한 구경꾼이 아니라 스스로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경험, 그것이 이번 가을 축제가 지향하는 바”라고 설명했다.
에버랜드 가을 축제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참여형 이야기’로 완성된다. 고전 동화 오즈의 마법사와 현대 K-팝 문화가 같은 공간에 공존하며 낮과 밤은 전혀 다른 결을 보여준다. 아이와 어른은 각자 방식으로 즐기지만 결국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 속에서 다시 만난다.
여행은 결국 이야기를 경험하는 과정이다. 에버랜드는 그 이야기를 가을빛과 음악, 그리고 체험으로 가득 채웠다. 오즈의 길을 따라가도 좋고, K-팝 무대 위로 올라가도 좋다. 낮에는 초록빛 동심, 밤에는 오싹한 공포, 그리고 그 사이사이 이어지는 수많은 체험이 관람객을 끊임없이 매료시킨다.
올가을 에버랜드를 찾는 이들의 입에서는 아마 이런 말이 흘러나올 듯하다. “이게 꿈이라면 절대 깨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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