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브라질산 대두 수입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미중 관세협상에서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가 희토류 통제·틱톡 매각 등과 함께 거래 대상 목록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관세전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중국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해관총서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중국의 대두 수입량은 1220만 톤에 달했다. 이는 월간 기준 5월(1390만 톤)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중 대(對)브라질 수입량이 1049만톤으로 85%를 차지했다.
미국은 한때 중국의 최대 대두 공급국이었지만 트럼프 1기 때 무역전쟁을 겪은 후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대두 수입량이 4개월 연속 기록적인 수준을 보였다"면서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4분기에 발생할 수 있는 공급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대국에 100%가 넘는 고율 관세를 매기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던 미중 양국은 지난 5월 90일 '휴전'에 합의했고 8월에 휴전을 한차례 더 연장하기로 했지만, 미국은 중국에 부과한 '펜타닐 관세' 20% 등은 유지 중이며 중국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3월 발표한 미국산 대두·옥수수 등에 대한 최대 15% 관세도 부과되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미국산 대두 구매를 미중 정상회담 성과물 목록에 올렸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10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만날 예정이다.
특히 대두 수확 시기는 지역마다 다른데, 미국은 가을에 대두 수확을 시작한다. 즉 중국의 관세가 미국 농산물에 미치는 영향은 연말에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SCMP가 인용한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4분기 대두 수입 주문은 대부분 확보된 상태로 대부분 브라질에서 수입하고,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에 대한 주문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중국의 대두 수입에서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트럼프 1기 미중 무역 전쟁 발발 전인 2017년보다 34% 줄어들었다. 반면 브라질산 점유율은 2017년 53%에서 2024년 71%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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