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3480선도 돌파하면서 최고가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 시선은 여전히 해외로 향해 있다. 국내에선 주가가 오른 틈을 타 처분하고 미국에선 비중을 더 늘려가는 추세다. 미국 증시도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단기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오히려 더 상승할 것이란 기대심리가 크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9조2961억원을 순매도했다. 주가가 급등한 이달에만 10조5412억원어치를 팔았다. 주로 내다판 종목은 삼성전자다. 올해 10조3354억원 규모를 순매도했고 이어 SK하이닉스를 3조6741억원어치 팔았다.
'처분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이익이 난 주식은 빨리 팔고 손실이 난 주식은 팔지 않고 보유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손실이 난 주식을 매도하기 주저해 더 큰 손실로 이어지거나 이익이 난 주식을 너무 빨리 팔아 더 큰 이익을 놓치게 된다. 실제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평균매도단가는 7만7543원으로 현 주가보다 낮다. 주가가 오르자 바로 처분에 나선 것이다.
반면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에만 미국 주식을 162억4015만 달러(22조6340억원)어치 사들였다. 전년 연간 규모 105억4500만 달러(14조6945억원)를 훌쩍 웃돈다.
코스피가 3480선도 넘겼지만 투자자들이 여전히 '국장'에 대한 신뢰는 부족한 것으로 해석된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세인 점도 미국 주식 투자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달러 약세 시 해외 주식을 매수할 때 환차손 부담이 줄어 국내 투자자의 관심은 늘어나게 된다.
개인투자자가 올해 가장 많이 산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서도 이런 추세는 확인된다. 올해 들어 개인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조5842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ETF 순매수 2·3·4위는 미국 S&P500,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이다.
개인의 전망과 달리 국내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에 대한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4분기 코스피 등락범위를 3100~3500에서 3350~3750으로 높였다. 상상인증권도 2900~3500에서 3150~3700으로 상향했다.
미국 시장에 대해선 밸류에이션 부담이 따르는 만큼 실적에 관심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감에 멀티플을 확대해 왔던 밈 유형 주식들은 신규 진입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지수의 밸류에이션 멀티플 또한 전 고점에 근접해 가는 상황인 만큼 반도체를 포함해 AI 인프라 관련 기업 등 실적 성장세가 뚜렷한 업종과 종목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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