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당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이전까지는 은퇴자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이 대부분이었으나 이제는 '수입 파이프라인'을 늘리고 싶어하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도 배당 투자에 대한 선호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들어 정부가 배당 문화 확산을 위한 정책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국내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배당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종목을 선별해야 할까?
배당수익률만 확인해선 안 돼
배당투자를 하기 위해서 투자자들이 첫 번째로 파악해야 할 것은 기대수익률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기업 중 가장 배당수익률이 높은 곳은 레드캡투어(19.18%), 한샘(18.91%), 크레버스(11.54%) 등이다. 은행 예·적금 금리가 2%대인 것을 감안하면 언뜻 기대수익률이 월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하지만 배당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기대수익률이 높다는 의미는 아니다. 배당수익률은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이다. 배당금이 커지면서 배당수익률이 높아졌다면 투자자에게 긍정적인 신호겠지만 반대로 배당금은 얼마 되지 않는데 주가가 곤두박질쳐도 배당수익률은 높아질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세 종목의 최근 6개월 등락률을 보면 레드캡투어는 20.02% 상승했으나 크레버스는 14.75% 하락했다. 한샘은 3.44% 상승해 변동 폭이 크지 않았다. 이를 감안하면 주가가 상승했음에도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한 레드캡투어가 세 기업 중 실질적으로 배당 규모가 가장 컸다고 볼 수 있다.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배당을 해왔는지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흔히 은행·증권 등 금융주나 통신 등 경기방어적인 성격이 있는 생활필수재 등이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힌다. 삼성전자, KT&G, 맥쿼리인프라 등도 배당주로 자주 추천되는 종목들이다.
현금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입 중 일정 부분을 꾸준히 배당투자하면서 투자 규모를 늘려나가는 방법이 추천된다. 배당투자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일정 부분만 배당투자에 할애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도 좋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지수 움직임이 제한된다면 배당을 활용해 수익률을 보강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과거 한국 증시가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거듭했던 시기인 2012~2016년 고배당 지수의 배당금 재투자 수익률(토탈 리턴)이 섹터나 코스피 전반에 투자하는 것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분리과세 추진…'고배당 기업' 주목
배당주는 일반적으로 주가 등락폭이 크지 않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올해 들어 코스피 증권 업종은 95.69%, 금융 업종은 56.43% 상승하며 코스피 상승률(42.26%)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가 배당투자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면서다. 정부 주도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은 모두 전통적인 배당주인 금융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금융지주사들이 배당성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자 이에 따라 투자금도 금융업종에 쏠리면서 금융업종 주가 레벨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현행 소득세법은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을 포함한 금융소득에 대해 연 2000만원까지 15.4% 세율로 원천징수한다. 만약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최고 49.5%까지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안에 따르면 앞으로 고배당 기업에서 받은 배당소득은 종합소득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2000만원 이하 배당소득에는 15.4%, 3억원 이하는 22.0%, 3억원 초과는 38.5% 세율(지방세 10% 포함)이 분리과세된다. 시장은 최고세율이 25%까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모든 기업이 아닌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에 한해 분리과세가 적용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정부는 고배당 기업의 조건을 △전년 대비 현금배당이 감소하지 않으면서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총액)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되 직전 3년 대비 5% 이상 배당이 증가한 기업에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것으로 제한을 뒀다. 따라서 이에 만족하는 기업을 가려낼 필요가 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조건을 만족하면서 최대주주 지분이 30% 넘는 주요 기업으로 일성아이에스, 한샘, 부국증권, INVENI, 대한제강, 한국철강, KISCO 홀딩스 등을 꼽았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상장 계열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배당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80개 그룹 371개 상장사 중 고배당 기업 조건을 만족하는 기업은 87개(23.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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