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것을 우려하며, "화해·협력 정책을 추진해 남북관계를 복원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북대화 단절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장관은 1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5 국제 한반도 포럼(GKF)' 개회식에서 "적대적 두 국가론을 '사실상의 평화적 두 국가론'으로 전환하는 것이 우리 대북정책의 핵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한이 남한과의 통일뿐만이 아니라 화해마저도 거부하기 때문"이라면서도 "남북한이 지금처럼 긴장하고, 대립하고, 적대하며 살 수는 없다. 적대적 두 국가관계는 남북한은 물론이고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남북관계만큼이나 북핵문제도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지난 정부 정부 시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은 대폭 증가되고 고도화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과의 대화 중단이 지속될수록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며 "북한의 개선된 전략 환경,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그리고 대북제재의 뚜렷한 이완과 한계라는 냉엄한 현실 진단과 평가에 기초해서 조속히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대화의 재개는 빠를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 장관은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관한 공감을 이루었다고 자평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올해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이 한반도의 평화 증진, 나아가 동북아시아에서의 평화와 안정으로 가는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가 국제화되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변국들과의 협력 없이는 한반도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없다"고 제언했다.
포럼에 참석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북한이 남북 관계가 적대적 두 국가 관계라고 말한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며 "북한은 핵무기를 갖고 있는 나라"라고 언급했다. 이어 "통일이 현실적인지 아닌지에 대해 평화적 대화가 되어야 할지 그런 논의가 지속되어 왔다"며 "한반도 평화공존은 바로 북한과 남한 간의 관계에 대한 물음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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