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車 관세 낮춘 만큼 칩 관세 더 높일 것"…삼성·SK 다시 긴장 고조

  • 지난 8월에도 트럼프 "반도체 관세 100% 부과" 발언

  • 삼성·SK하이닉스, 추가 협상카드 마땅치 않아 '고심'

  • 전문가들 "'마른 수건 짜기'식 대미 투자 더는 불가능"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건설하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건설하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 모습 [사진=삼성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에 대한 고율 관세를 또 다시 거론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가 긴장감에 휩싸였다. 

17일 재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보다 수익성이 좋은 반도체의 경우 관세를 보다 더 높게 적용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국내 업체들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당초 100%로 예고된 품목 관세 발표가 미뤄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더해지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의 한숨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에 제시할 만한 추가 '당근책'이 당장 없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21년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공장 인근의 테일러에 170억 달러(약 23조원) 신규 공장 사업을 발표해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 시절 최대 66억 달러(약 9조 1000억원) 보조금을 받기로 합의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파운드리 사업의 수주 부진을 이유로 지난해 말부터 대미 투자액을 기존 440억 달러(약 60조 7400억원)에서 370억 달러(약 51조원)로 줄이며 대미 투자에 속도 조절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4월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첫 반도체 공장으로 인디애나주에 38억 7000만 달러(약 5조 2200억원)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미 상무부는 최대 25% 세제 혜택과 함께 최대 4억 5000만 달러(약 6200억원)의 보조금과 5억 달러(약 6900억원) 규모의 금융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반도체 산업 전문가들은 기업마다 수십조원의 대미 투자를 단행한 상황에서 '마른 수건 쥐어짜기' 식 투자로 관세 문제를 해결하는 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 경제사절단이 추가적인 대미 투자를 발표한 상황에서 한두 달 만에 또 대미 투자를 계획하는 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우리 기업이 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마음 놓고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무역 관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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