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아날로그칩 소비국인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이 16일 보도했다.
앞서 전날 중국 증시에서 중국 아날로그칩 제조업체들의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성방구펀(聖邦股份, 300661.SH), 상하이베이링(上海貝嶺, 600171.SH)은 상한가를 기록했고 나신웨이(納芯微, 688052.SH), 쓰루이푸(思瑞浦, 688536.SH) 등도 9~10%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차익 실현 매물이 몰리면서 이날은 장중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13일 미국산 수입 아날로그칩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미국에서 수입한 4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 공정의 범용 인터페이스 칩과 게이트 드라이버 칩 등으로 향후 1년동안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중국 업계는 이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쓰루이푸 관계자는 "과거에는 저가 수입 제품이 일부 국내 산업에서 심각한 가격 전쟁을 야기한 적이 있다"며 "이번 조치가 최종적으로 시행될 경우 미국산 일부 수입 칩에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수 있고, 이는 불공정 경쟁을 억제하고 국내 생산 칩에 더 공정한 시장 환경을 제공하며 관련 제품의 국내 대체를 이끌어 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하이베이링 관계자도 “상무부의 반덤빙 조사가 국산 아날로그 칩의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아날로그칩 시장이다. 중국산업연구망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아날로그 칩 시장은 840억 달러(약 116조원), 중국 시장 규모는 3500억 위안(약 68조원)에 달한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재경은 전기차와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흥 산업의 급속한 발전이 중국 아날로그칩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중국 기업들은 중국 내 아날로그칩 수요의 3분의1만 담당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중국의 아날로그칩 수요는 35억4000만개에 달했는데, 이중 11억8000만개만 중국 국내에서 생산됐으며 나머지 23억6000개는 수입 물량이었다. 특히 이중 67.5%인 15억9000만개는 미국에서 수입됐다.
다만 제일재경은 규모와 기술력, 고급 제품 라인업 등에 있어 중국 기업들은 아직 미국 기업들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면서 현재 글로벌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 1위 기업인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는 10만여종의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4000~5000여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