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2027년 8월 3일부터 8일까지 가톨릭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WYD)가 열린다.
교황 레오 14세가 직접 주재하는 이번 행사는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대회로, 전 세계 청년들이 신앙과 교류, 문화와 화합을 나누는 장이 될 전망이다.
15일 한국 천주교주교회의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는 최소 50만~70만 명의 청년이 서울과 수도권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 교황이 미국인인 점을 감안할 때, 교황이 북미와 남미 국가 청년들의 참가를 독려하면 규모는 최대 100만 명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2023년 전북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잼버리대회보다 많은 규모로, 서울의 관광과 경제에 한층 더 큰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이번 대회가 단순한 종교 행사에 그치지 않고 서울 관광시장을 도약시킬 결정적 기회로 보고 있다.
서울은 이미 교통망과 숙박 인프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을 통한 원활한 국제 접근성, 5성급 호텔에서 게스트하우스까지의 다양한 숙박 시설, 지하철과 고속철도로 연결된 수도권 교통 체계는 수십만 명 규모의 집객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기반이다.
참가자 대부분이 청년층인 만큼 K-팝, 한식, K-뷰티, 한복 체험 등 한류 콘텐츠와의 연계는 필수적이다.
서울시는 대회 기간 종교 행사와 문화 프로그램을 병행해 방문객 체류 기간을 늘리고, 1인당 소비액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는 ‘3·3·7·7 관광정책’(연간 3000만 명 유치·1인당 300만 원 지출·7일 체류·70% 재방문)의 실현과 직결된다.
해외 사례도 긍정적 신호를 준다. 2023년 포르투갈 리스본 세계청년대회는 8억~11억 유로(약 1조2000억~1조6000억 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인프라 규모가 크고 K-컬처라는 독보적 자산을 가진 서울이 리스본 이상의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는 교황 레오14세가 직접 주재한다는 점에서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교황의 상징성과 지도력이 북미·남미·유럽 청년들의 대규모 참가로 이어질 경우, 서울의 관광산업은 단일 행사 이상의 효과를 누리게 된다. 또한 로마 교황청은 전 세계 신자들의 헌금과 공고한 재정 기반을 갖추고 있어 대회 준비와 운영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될 수 있다. 이는 서울 경제 전반에 장기적 파급력을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참가자들의 대규모 이동에 대비해 고양 킨텍스, 안산 와~스타디움, 한양대 에리카 기숙사 등 수도권 시설을 활용하는 분산형 개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서울 도심의 혼잡을 줄이고 수도권 전역으로 경제 효과를 확산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서울시는 올림픽, 월드컵, G20 정상회의 등 세계적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대회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이민경 서울시 대변인은 “세계청년대회는 서울을 글로벌 청년문화의 수도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참가하는 청년들은 단순한 방문객을 넘어 미래의 관광 고객이기에, 이번 행사는 서울 관광산업의 장기 성장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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