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BBC 등에 따르면 폴란드군은 이날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드론을 향해 전투기를 출격시켜 일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2022년 2월) 이후 나토 회원국이 군사자산을 동원해 러시아 무기를 직접 타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폴란드 군 지휘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 영공에 진입한 드론 일부가 격추됐으며, 잔해 추락 지점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수색이 완료될 때까지 주민들은 자택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군 당국은 이번 침범을 "국민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공격 행위"라고 규정했다.
러시아 드론의 영공 침범과 폴란드의 대응으로 바르샤바 국제공항을 포함한 주요 공역이 일시 폐쇄됐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바르샤바 쇼팽공항과 르제슈프-야시온카 공항 등 4곳의 폴란드 공항이 잠정 폐쇄됐다고 발표했다. 르제슈프 공항은 우크라이나행 인도·군수 물자의 핵심 거점이다.
이번 사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를 겨냥한 공습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공습은 자정 무렵 시작돼 100대 이상 드론이 탐지됐고, 미사일 발사 준비 경보도 발령됐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당초 "드론이 폴란드 자모시치를 위협했다"고 밝혔다가 이후 해당 메시지를 삭제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러시아가 나토의 결의를 시험하고 있다는 우려가 잇따랐다. 로이터에 따르면 딕 더빈(민주·일리노이) 상원의원은 "푸틴 대통령이 폴란드와 발트 3국에 대한 방위 의지를 시험하고 있다"며 "이 같은 침공은 무시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 윌슨(공화당·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러시아가 나토 동맹국을 공격하고 있다"며 "이는 전쟁 행위"라고 규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 전쟁 기계를 무너뜨릴 강력한 제재를 촉구했다.
그동안 나토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전에 직접 개입할 경우 러시아와의 정면 충돌로 확전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무력 사용에 극도로 신중했다. BBC는 이번 무력 대응이 폴란드뿐 아니라 나토에도 새로운 국면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는 한 동맹국이 공격받으면 전체가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대응하는 집단방위체제를 운용하고 있다.
미 육군 유럽사령부 전 지휘관 벤 호지스 장군은 "러시아 드론의 나토 영공 침범은 명백히 방공 및 조기경보 체계를 시험하려는 의도"라며 "매번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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