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조원' 빚투 열기 지속…신용융자 관리 나선 증권사

 

'박스피' 장세에도 투자자들이 빚내서 투자(빚투)를 이어가고 있다. 부진한 증시에도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기대하면서 신용잔고는 22조원대에서 내려오지 않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은 신용 조절에 나서거나 이자율을 동결하면서 신용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2조22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평균 신용공여 잔고는 22조2082억원으로 22조원대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 7월 평균 21조3803억원,  8월 평균 21조9655억원에서 더 높아졌다. 역대 최대 규모는 2021년 9월 기록한 25조6540억원이었다.

최근 증시 부진에도 향후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 예상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중앙은행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등 증시에 우호적인 통화정책을 비롯해 대주주 양도소득세 등 세제 이슈도 해결될 여지가 남아 있다. 특히 대주주 양도세 기준은 이달 중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잔고 관리에 나섰다. 키움증권은 이달 3일부터 신용융자 대용비율 조정에 들어갔다. 보증금률에 따라 40~55%였던 대용비율은 35~50%로 낮췄다. 현금비율은 5%에서 10%로 높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7일부터 가산금리를 조정해 신용융자와 증권담보융자 이자율을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2.66%에서 2.58%로 내렸지만 가산금리를 8bp(1bp=0.01%포인트) 올려 기존 이자율을 유지했다.

지난달 NH투자증권과 이달 한국투자증권도 기준금리가 5bp 내려간 대신 가산금리를 5bp 높여 최종금리는 기존과 동일했다. KB증권이 이달부터 적용한 신용 이자율도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다. 

기준금리는 직전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 평균값을 기준으로 한다. 가산금리는 리스크 프리미엄, 유동성 프리미엄, 신용프리미엄, 자본비용, 업무원가, 목표이익률, 가감조정 전결금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한다.

대용비율을 조정하거나 금리를 동결한 건 빚투가 몰려 신용 한도가 소진되는 걸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로 제한돼 있다. 구체적으로 증권담보대출을 포함한 신용융자를 자본 95% 이내, 신용대주는 5% 이내에서 관리해야 한다.

국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 점유율이 높은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올해 2분기 기준 신용융자 잔고가 각각 6조9000억원, 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의 약 70% 가까이 채운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용공여 한도가 아직 여유 있지만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며 "리스크 관리가 그만큼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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