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기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도 역대 최고 수준까지 높아졌다.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업황 호조 전망에 증권가의 눈높이도 상향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장 중 17만9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기는 최근 7거래일 간 주가가 11.64% 상승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이 기간 외국인은 702억원, 기관은 175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거래일 연속, 9거래일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의 외국인 지분율은 4일 기준 35.88%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삼성전기는 코로나19 팬데믹 특수 이후 IT 수요가 둔화되면서 MLCC도 공급 과잉에 주가가 타격을 받았다. 핵심 사업인 MLCC 가격과 출하량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2021년 20만원이 넘었던 주가도 장기간 조정세를 겪었다.
최근 삼성전기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건 MLCC 업황이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산으로 AI 서버용, 전장용 고용량 MLCC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메리츠증권은 고용량 MLCC는 기존 제품 대비 생산 난이도가 높아 과점 구조가 유지되고 있으며, 적층을 더 쌓아야 하는 만큼 생산 과정에서 효율이 떨어져 공급되는 양은 줄어드는 생산능력 손실(Capa Loss)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 장기화, PC 출하량 감소 등으로 IT용 MLCC는 2022~2023년 수요가 둔화된 후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진 않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IT용 MLCC 수요가 일부라도 회복된다면 공급 부족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고, 결국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 비중을 19.26% 차지하는 패키지사업부의 성장도 예상되고 있다. 하나증권은 복수의 AI 가속기 고객사 확보로 가동률과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역시 AI 가속기 및 서버용은 생산능력 손실을 야기해 평균판매가격(ASP)이 PC용 대비 10배 이상 높다.
이 같은 업황 개선 분위기에 실적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2025년 8245억원, 2026년 9991억원, 2027년 1조1520억원으로 형성돼 있다. 당장 3분기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7.74% 증가한 2조8177억원, 영업이익은 7.00% 늘어난 2406억원으로 예상됐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잇단 상향하고 있다. 최근 1개월 간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iM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목표주가를 높였다. 하나증권은 기존 17만4000원에서 37.93% 높은 24만원으로 조정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에도 업사이클 구간 대비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사업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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